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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들고 목탁 두드리고' 목사님과 스님이 퀴어축제 참가한 이유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7-16 11:03 송고 | 2017-07-17 10:37 최종수정
'성 소수자들의 행진'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과 진보적인 성향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성소수자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축제를 즐겼다. 법복을 휘날리며 또는 십자가를 들거나 성서 구절을 써놓은 현수막을 앞세우고 '퀴어 퍼레이드'에도 동참했다.
지난 15일 오전 성소수자들의 문화축제인 퀴어문화축제(Korea Queer Culture Festival, KQCF)가 열린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지지하는 단체들의 부스가 100여개 세워졌다. 이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와 교회들이 설치한 부스들과 올해 처음 조계종이 설치한 부스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동성애를 적극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반대하지만 역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천주교계와는 상반되게 이들은 모든 생명체의 평등을 강조하고, 성서를 새롭게 해석하며 적극적으로 성소수자의 권익보호를 주장했다.

이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스에서는 스님들이 참가자들에게 '차별없는 세상이 부처님 세상'이라고 쓰인 부채를 나눠주고 법고를 쳐보라고도 했다. '불교에 바란다'는 제목으로 성소수자들이 바라는 바를 포스트 잇에 적어 붙이는 행사도 열었다.

제18회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스© News1
제18회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스© News1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은 "조계종은 가정과 직장에서 현재 가장 차별받는 존재가 성소수자라고 보고 이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 데 힘이 되기 위해 2년전부터 축제에 동참해왔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또 "불교는 누구라도 자신의 '업'에 따라 남자로도 여자로도 중성으로도 그리고 크고 작은 동물로도 태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형상에 불과한 나타난 모습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계종 부스에는 불교 교리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불교 내) 성소수자들을 상담해온 효록스님의 상담도 이뤄졌다. 

진보적 개신교는 열린문메트로폴리탄공동체교회(ODMCC), 로뎀나무그늘교회 등 두 교회, 기독교인 연대단체인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와 무지개예수가 총 네 곳의 부스를 차렸다. 

성소수자 권익향상을 위해 성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데 주력해온 '섬돌향린교회'의 임보라 목사는 "'유대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갈라 3,26-28)라는 갈라디야서 말씀에서 보듯 성경에서도 차별을 금하는 문구들이 셀 수 없이 많다"면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제18회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열린문메트로폴리탄공동체교회(ODMCC), 로뎀나무그늘교회,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무지개예수의 부스.© News1
제18회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열린문메트로폴리탄공동체교회(ODMCC), 로뎀나무그늘교회,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무지개예수의 부스.© News1

이날 오전 진보적인 개신교 교단 대표 목사 18명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기도식인 축복식을 열었다. 또 퀴어문화축제의 대미라고 할 퍼레이드에 기독교인들은 십자가와 성서 등을 들고 각 교회 깃발을 휘날리며, 스님들은 목탁을 두드리며 참여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려왔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인 이 행사에는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하는 인권단체,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각국의 대사관등이 참여했고 올해는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했다.

2016년 3만 여명이 참여했던 퀴어문화축제는 이날은 주최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9000명)의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는 주제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를 둘러싸고 각 종교는 동성애에 대한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평소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천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같은 진보 개신교 종교 단체들은 이 축제에 반대도 지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동성애는 사회 가치관과 윤리를 붕괴시키고 질병으로 사회를 황폐하게 만든다"면서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이날 도심 곳곳에서 열었다.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 소수자들의 행진' 제 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15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5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 반대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제18회 퀴어축제의 맞불집회 격으로, 보수 개신교계가 주축이 돼 개최했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5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 반대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제18회 퀴어축제의 맞불집회 격으로, 보수 개신교계가 주축이 돼 개최했다. 2017.7.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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