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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카카오 이사 "정부, 벤처투자금 없는 돈으로 생각해야"

'김기사' 창업자, 기술보증기금 벤처포럼 강의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7-06-30 10:59 송고
박종환 카카오 이사가 30일 기술보증금융·벤처기업협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술벤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제공:기술보증기금)© News1


"정부가 벤처에 지원하는 돈은 없는 돈이라 생각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정책사업의 적자를 추궁할까 걱정하는데 많이 적자를 낼수록 좋은 것이다. 100개 벤처에 투자해 100개가 다 망해도 그러려니 해야 한다."

박종환 카카오 이사는 30일 기술보증금융·벤처기업협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술벤처포럼 강연에서 정부의 벤처 육성정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는 지난 2010년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내비게이션 모바일앱 '김기사'를 개발했다.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 겁없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사회현상으로 떠올랐지만 그는 반대로 '대로상권'에 뛰어들었다. 주변 반대가 심했지만 김기사는 이용자 기반의 실시간 교통정보, 발빠른 제품 업데이트로 '국민 내비'에 등극했고, 2년전 카카오에 626억원에 인수됐다.

박 이사는 그러나 벤처, 스타트업이 성공할 확률이 로또나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단언했다. 그는 "벤처캐피털(VC)은 회사의 기술과 대표를 보고 투자를 진행하지만, 정부 기금은 아직도 수익성에 치중한다"며 "벤처의 '하이 리스크' 특성을 이해하고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 이사는 창업초기 기술보증기금의 대출로 자금 숨통을 틔웠지만 연대 보증으로 오랜 속앓이를 했다. 박 이사는 "자본금 1억5000만원이 반년만에 동난 뒤 기보에서 1억원 대출을 받아 지금의 김기사가 있을 수 있었다"며 "다만 당시 연대보증을 요구해서 심적 압박감이 컸는데,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업확장을 위해 대출금이 7억원으로 늘면서 연대보증금액이 한때 20억원을 넘었다"고 회상했다.
 
벼락 맞을 확률을 뛰어넘어 성공한 김기사는 카카오에 인수돼 '스타 벤처'가 됐지만, 이후 비슷한 성공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박 이사는 "그만큼 스타트업의 성공과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면서도 "새 정부가 추진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벤처가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벤처는 사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돈을 벌면 다시 사람을 채용하는데 쓴다"며 "대기업은 기계와 설비 등에 돈을 쓰지만 벤처는 어디 엉뚱한데 투자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각국 갑부 순위를 보면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게이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등 벤처에서 시작한 자수성가형 갑부가 10명 중 8명이었다. 중국 역시 자수성가한 갑부가 10위권에 9명, 일본은 8명이지만 우리나라는 4명에 불과했다.

박 이사는 이같은 사례를 들며 "이런 지표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며 "앞으로 10년 뒤엔 미국·중국·일본처럼 갑부 10명 중 자수성가형 부자가 최소 6~7명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벤처 성공신화 만들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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