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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후-맛있는 휴가](하) 물회·어죽·재첩국…가는 곳마다 '군침'

서귀포 고요한 풍경 보며 자리·한치 물회 한사발
무진장 어죽·섬진강 참게·대관령 황태 여름 별미

(전국종합=뉴스1) 피재윤·안서연·김동규·이경구·박하림·최태용 기자 | 2017-06-30 09:02 송고
편집자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누구나 오감(五感)만족 힐링 투어를 떠올린다. 어느 곳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볼거리와 지역 고유음식이 밥과 반찬처럼 함께 어우러지면 더 풍성한 휴가가 된다. 뉴스1이 전국에 숨어 있는 눈도 즐겁고 배도 채울 휴가 명소를 찾아 봤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자료  © News1

◇ '자리·한치물회'로 제주다움을 입안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제주에서 관광객들은 늘 '제주다움'을 찾아 나선다. 그중에서도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 음식에 대한 갈망은 더욱 크다.

제주공항에 발을 내디디면 '뭐부터 먹어야 하나' 고민이 든다.

야자수가 보이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는 것도 잠시, 습한 날씨에 금세 미간이 찌푸려지는 여름날 가장 추천할만한 음식이 '물회'다.
자리물회 © News1

제주 물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서귀포시 보목동이다.

이곳에 가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너머로 섶섬과 지귀도, 문섬, 범섬 등 제주의 부속 섬들이 펼쳐진다.

고요한 풍경을 눈에 담고 포구에 가면 눈과 입, 귀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자리물회’를 만날 수 있다.

뼈째 썬 자리돔회에 새콤한 양념장과 제철 채소를 푸짐하게 올리고 시원한 얼음물을 가득 부으면 이만한 별미가 또 없다.

먹다보면 '오도독' 뼈 씹히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더한다.

제주의 여름 바다 하면 한치를 빼놓을 수 없다.

한치가 풍성해지는 6월부터 제주의 밤바다는 한치잡이 어선들이 밝히는 불빛으로 수놓아진다. 그중 제일이 제주시 용담동이다.

용담해안도로를 따라 지는 해를 바라본 뒤 동한두기에 다다르면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거리에 드문드문 보였던 도민들이 '한치물회'를 먹기 위해 야외로 나왔기 때문이다.

시끌벅적한 말소리와 어선의 불빛들이 버무려지면서 한여름 밤의 정취를 더한다.
물질하는 해녀 © News1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이나 중문해수욕장, 정방폭포 등에 가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제주해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무 장비도 없이 오르락내리락 자맥질을 하는 해녀의 몸짓을 볼 수 있는 건 오직 제주에서만 가능하다.

천혜 자연 속에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일품이다.

5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 성게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을 날것 그대로 먹으면 제주의 바다가 입 안으로 들어온 듯하다.

하늘과 땅이 만나서 이른 연못인 서귀포시 천지연폭포도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천지연 폭포 © News1

기암절벽이 하늘 높이 치솟아 마치 선계로 들어온 것 같은 황홀경을 느끼게 한다는 이곳은 오후 11시까지 야간 개장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좋다.

천지연 인근 식당에는 갓 삶은 흑돼지고기를 나무 도마(돔베)에 얹어 덩어리째 썰어 먹는 제주 향토음식 '돔베고기'가 유명하다.

제주 흑돼지가 먹고 싶지만 뜨거운 열기가 싫어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이만한 먹을거리도 없을 듯싶다.
운일암반일암 계곡 © News1

◇ 무진장 계곡이 유혹하는 어죽

전북에서 대표적 여름 피서지는 무주군과 진안군, 장수군 등 이른바 '무진장' 동부산악권이다. 3개 군을 통칭해 '무진장'이라고 부른다.

무진장은 계곡이 많고 깨끗한 금강의 지천과 샛강이 흐른다. 또 해발 300~400m 고지대라 평야부에 비해 여름에도 시원하다.

무주에는 구천동 계곡이 많이 알려져 있고 적상산 중턱의 머루와인 동굴도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는 곳이다.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이 300년간 무사히 보관됐던 적상산 사고도 꼭 둘러볼 만한 곳이다.

진안군에서는 운일암 반일암을 빼놓을 수 없다.

소바위, 쪽두리바위, 천렵바위, 대불바위 등의 집채만 한 기암괴석들 위로 자리를 잡고 시원한 그늘막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장수군은 계곡을 따라 휴양림들이 있어 편안히 쉬기에는 제격이다.

와룡휴양림과 방화동휴양림이 있다. 북덕유산과 남덕유산 사이에 있는 토옥동계곡과 장안산의 지지계곡도 가볼 만하다.
무주군 금강식당 어죽 © News1

무진장은 예로부터 강가에 위치해 있어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등 민물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돼 있다.

매운탕은 많이 알려진 음식이지만 민물고기의 뼈를 발라내고 쌀과 국수, 수제비 등을 넣어 팔팔 끓이는 어죽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어죽은 소화도 잘돼 배탈 나는 경우가 없다. 한 그릇 뚝딱 비워도 금세 허기를 느낀다. 그래서 어죽은 배부르게 먹어야 한다.

무진장에 가면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어죽을 맛볼 수 있다.

무진장의 대표적인 어죽집은 무주읍내에 있는 금강식당과 진안 용담댐 아래에 있는 섬바위가든이다.

금강식당은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어죽'도 있다.

섬바위가든은 다슬기를 삶은 국물로 어죽을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금강식당은 7000원, 섬바위가든은 8000원이다.
하동군 적량면 서리 구재봉 자연휴양림내  휴양밸리 © News1

◇ 바다·산·강의 하동…시원한 섬진강 재첩국

지리산과 청정 섬진강,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산·강·바다를 두루 갖추고 곳곳에 관광·문화·역사 유적지 등이 풍부한 경남하동은 여름 휴가지로 손색없다.

또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송림공원과 백사장 일원에서 열리는 '섬진강 재첩축제'와 함께 남해바다의 갯벌체험과 물놀이시설을 갖춘 대도어촌체험마을, 지리산 일원의 계곡, 평사리 오토캠핑장 등을 보유한 감성여행지로 최적이다.

하동군은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넘쳐나고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시설도 곳곳에 있다.

남해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과 청정 1급수 섬진강의 재첩·참게·은어, 천년의 향이 살아있는 왕의 녹차와 계절과일 등 먹을거리도 풍성해 피서지로 이만한 곳이 없다.

적량면 서리 구재봉 기슭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은 지리산의 울창한 숲 속에서 숙박하며 모험과 체험 그리고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경남의 대표적인 종합휴양밸리다.

금오산 레포츠단지는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빅스 윙, 파워 팬, 퀵 점프 등 다양한 레포츠시설을 갖췄다.
경전선 폐선구간인 옛 북천역∼양보역구간  이명터널에 화려한 경관조명이 설치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 News1

경전선 폐선구간인 옛 북천역~양보역에는 지난달 관광 테마형 레일바이크가 개통해 하동의 새로운 레저스포츠 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2㎞의 이명터널을 포함해 5.3㎞ 구간에서 운행하는 레이바이크는 4인승 45대와 2인승 25대가 오전 9시 30분부터 하루 6차례 운행된다.

옛 북천역 매표소에서 관광열차를 타고 양보역으로 이동한 뒤 양보역에서 북천역 방향 편도로 달리는 레일바이크는 열차 이동시간 15분과 레일바이크 30~35분을 합쳐 1시간가량 소요된다.

레일바이크 운행 구간은 주변 경관이 뛰어난 데다 1.2㎞의 이명터널에 화려한 경관조명이 설치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근 이명산 자락에는 아름드리 편백나무 휴양림이 조성돼 레이바이크도 타고 여유로운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지리산 화개동 계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詩) '호중별유천(호리병 속의 별천지)'을 인용하며 극찬한 곳으로, 지리산의 원시자연과 시원한 계곡물이 일품이다.

화개장터에서 신록의 터널 '십리벚꽃 길'을 따라 계곡으로 오르면 양 사면에 천년의 세월이 빚어낸 야생차 밭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퍼져 나오는 차향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쌍계사·칠불사를 중심으로 한 명승고찰과 고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화개동은 숲속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다정하고, 맑고 찬 계곡에 두 발을 담그면 세상의 시름이 녹아내린다.

섬진강변에 있는 평사리공원 야영장은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캠핑마니아가 찾는 하동의 또 다른 피서 명소다.

대도 어촌체험마을은 하동의 유일한 생태·휴양 관광섬으로 물놀이장, 낚시공원, 갯벌체험, 해안산책로가 조성돼 어촌체험 교육장으로 손색없다.

악양면 매암차박물관은 차의 제조과정과 차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옥종면의 금와목장에서는 송아지 우유주기, 건초 및 사료주기 등의 젖소 체험과 함께 유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과 박경리문학관, 북천 이병주문학관 등 문학명소도 많아 피서와 함께 문학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여름 축제 '섬진강 황금재첩 축제'가 벌써부터 관광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 News1

섬진강 재첩도 빠질 수 없다. 휴가 절정기인 7월 하순에는 대한민국 대표여름 축제 '섬진강 황금재첩 축제'가 벌써부터 관광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름휴가가 절정을 이루는 7월21~23일 3일간 송림공원과 섬진강 백사장 일원에서 열리는 섬진강 재첩축제는 대표여름 축제가 열린다.

경남 하동은 재첩특화마을이 있을 정도로 재첩을 이용한 요리들이 발달돼 있다.

재첩특화마을은 하동군 신기마이다. 재첩특화 마을에서는 섬진강재첩국을 비롯해 재첩회무침, 재첩부침, 재첩수제비 같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재첩살과 매콤달콤한 초고추장 소스를 버무린 재첩회무침은 김에 올려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재첩이 입맛을 돋우고, 재첩부침은 얇게 부쳐 바삭한 맛이 특징이다.

모듬정식을 주문하면 참게장과 재첩국, 재첩회, 재첩전을 세트로 먹을 수 있다. 여기에 각종나물, 장아찌 등으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진다.

재첩은 해감한 뒤 재첩 알맹이를 끓여 국으로 먹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재첩국은 특히 국물이 매우 담백하고 시원하다.

일반적으로 재첩국에는 부추를 썰어서 넣는데 이 부추는 재첩국에 부족한 비타민 A를 풍부하게 해 주어 영양을 보충해 주는 한편 맛을 상큼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재첩은 살만 건져서 덮밥이나 부침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삶은 재첩을 회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재첩 알맹이에 하동 배를 채 썰어 넣고 초고추장으로 비빈 재첩 무침은 또 다른 별미다.

옛날에는 보관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팩으로 저장하여 얼린 다음 데워서 먹는 방법으로 보관이 간편해졌다.
전어구이 © News1

하동군 진교면 술상항에서는 '깨가 서말'이라는 전어가 휴가지에서의 식욕을 돋운다.

술상마을에서는 남해바다에서 어획한 전어를 술상어업인 복지회관 공동판매장에서 회 또는 구이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식가들은 전어를 사서 직접 회를 썰어먹거나 구워먹을 수 있도록 장비도 구비해 놓고 있다.

술상 전어는 깨끗한 노량앞 바다와 사천만의 민물이 합류하는 거센 조류지역에 서식해 고깃살이 쫄깃한 데다 기름기가 많아 유달리 고소하고 영양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술상마을에서는 매년 8월 중순에 전어와 관련한 체험행사, 다양한 전어음식 등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한다.
평창 휘닉스파크 양떼목장 © News1

◇ 천혜의 자연, 해발 700m에서 말린 황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가 확산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평창군은 해발 700m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산과 들, 천혜의 자연에 어울리는 휴가지로 특화된 먹거리를 자랑한다.

우선 평창 하면 넓은 들판에 펼쳐져 있는 목장이 떠오른다.

전국 22개 산지생태 시범목장 중 10개 목장이 평창군에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대표적인 목장은 대관령양떼목장, 하늘목장 등으로 아이들과 풍차를 보며 양떼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관광지로 딱이다.

동계올림픽의 개최도시인 만큼 올림픽 경기장 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매년 겨울철 연례행사였던 테스트이벤트 경기가 치러진 평창알펜시아리조트, 휘닉스 평창에서 곤돌라를 타고 스키점프대에 도착하면 아찔한 높이에 무더위가 싹 가실 정도다.

이것으로도 더위가 해결이 안 된다면 알펜시아 워터파크 오션700과 휘닉스 평창 워터파크 '휘닉스 블루캐니언'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다.
휘닉스 블루캐니언 © News1

'휘닉스 블루캐니언'은 천연광천수로 채워져 있다.

천연광천수는 강원도의 맑은 공기와 지하 700m에서 용출되는 1등급 수질이어서 피부가 약한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항상 배꼽시계가 울리기 마련이다. 대관령면 눈마을길에는 향토음식 '황태'로 유명한 맛집이 있다.

황태는 한 겨울철 일교차가 큰 덕장에 명태를 걸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서 말린 것으로 빛이 누렇고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이 있다.

높은 고지에서 말릴수록 맛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해발 700m인 평창군에서 말린 황태는 그 어느 지역보다 맛이 우수하다.
황태회관 © News1

대표음식으로는 황태구이, 황태불고기, 황태 찜 등이 있으며 특히 황태구이를 황태식혜(젓갈)와 함께 상추에 싸서 먹으면 최고의 맛이다.

소고기에 함유된 단백질의 4배 수준인 황태는 숙취해소와 간장해독, 노폐물제거 등의 효능을 갖고 있어 가정에서도 무침, 구이, 찜, 국, 찌개 등으로 자주 즐기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사람을 타깃으로 개발했다는 황태불고기는 말 그대로 소고기와 황태를 넣어 만든 것으로 황태의 식감은 육고기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쫄깃하다.

황태구이의 감칠맛은 밑에 깔려 있는 철판이 한몫한다.
황태회관 © News1

김순열 황태회관 대표는 황태회관 초창기에 음식이 식으면 맛이 떨어지는 것 때문에 염려하던 중 스테이크 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 먹을 때까지 음식이 식지 않는 철판을 특별 제작했다고 한다.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개발한 황태가스는 조리 전 황태 특유의 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새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소스가 포인트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 News1

◇ 개항장 역사 따라 걷는 근대 발자취 '인천 중구'

인천 중구는 지역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개항기 대한민국의 근대 역사와 문화가 배어 있다.

조선 말기 개항장이 조성된 인천은 당시 일본인들의 통상거류지로 발달한 부산·원산의 개항장과 달리, 서울과 인접한 탓에 동서양의 근대문물이 첫 선을 보인 곳이었다.

화교(華僑)들도 같은 시기 인천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인과 함께 건너온 40여명의 군역상인들이 정착했다.

1884년 현재 선린동 일대에 중국 조계지와 영사관이 세워지면서 중국 건축방식을 본뜬 건물이 함께 들어섰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경인선의 종착역인 인천역을 나오면 제1 패루(牌樓)가 차이나타운의 시작을 알린다. 패루는 중국에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살던 동네인 방(坊) 입구에 세우는 일종의 대문이다.

패루는 모두 4개가 있는데 2000년 중국 웨이하이시(威海市)가 기증했다. 차이나타운 외곽에 설치돼 있으며, 각각 중화가·인화문·선린문·한중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차이나타운 거리에 들어서면 어렵지 않게 중국말을 들을 수 있다. 인천 화교들이 장사하는 점포가 많기 때문이다.

언덕을 오르다 보면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으로 왼쪽이 청국조계, 오른쪽이 일본조계다. 계단 끝에는 2002년 중국 칭다오시(淸島市)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인천항을 바라보고 있다.

조계는 각 나라 사람들이 모여 살던 모여 살던 곳으로 치외법권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각 나라와 맺은 불평등 조약의 산물이다.

차이나타운 꼭대기에는 1901년 개교한 '인천화교 중산학교'가 있다. 중산(中山)은 대만의 국부 쑨원(孫文·1866~1925)의 호다. 옛 청나라 영사관이 있던 자리로 벽면엔 인천 화교와 학교의 역사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차이나타운은 화교들이 사는 곳으로 중식당이 즐비하다. 특히 박물관이 세워질 정도로 짜장면이 유명한데, 그 원조 격으로 화교 우희광이 개업한 공화춘이 꼽힌다.

다만 당시 공화춘은 2대 사장인 우희광의 아들 우홍장이 명맥을 잇다가 1983년 경영난으로 폐업했다. 현재의 공화춘은 다른 사람이 이름만 따와 영업하는 곳으로 우희광이나 그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근처에 신승반점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우희광의 외손녀가 영업하는 곳이다.

흰색 짜장면인 '100년 짜장',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진 '유니짜장' 등 다양한 종류의 짜장면이 있다. 이곳 중식당은 TV에 소개되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맛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다.

인천 중구는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차이나타운에 '아시아 누들타운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보행로 조성 단계로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다.

제3 패루를 지나면 근대건축물 탐방거리가 나온다. 일본조계가 있던 곳으로 근대 일본식 건축양식의 건물이 많다.

이곳엔 우리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하던 일본인들을 위해 많은 은행들이 있었다.

일본제1국립은행 부산지점의 인천출장소부터 일본58은행 인천지점, 일본18은행 인천지점 등이 있다. 모두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등재돼 역사관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근대건축물 탐방거리 끝자락에는 답동성당이 있다.1897년 완공된 고딕양식의 단층 건물로 사적 제287호로 등재돼 있다.

인천 강화도의 성공회 강화성당 등과 함께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로 꼽힌다. 천주교 인천교구의 주교좌 대성당이기도 하다.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 © News1

답동성당 길 건너편에는 신포국제시장이 있다. 인천의 대표 재래시장으로 닭강정, 쫄면, 공갈빵이 이곳의 '3대장'으로 불린다.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산동공갈빵'은 다른 공갈빵에 비해 두껍고 딱딱하다. 단맛이 강하고 화덕향이 더하는 풍미가 오랜 인기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만두, 월병, 호떡도 파는데 공갈빵은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1인당 2개씩 판매 제한을 두고 있다. 어린이는 1개다.

닭강정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 가운데 하나다. 신포시장은 예전에 '닭전'이라고도 불렸는데 그 이름에서 시작된 음식이 닭강정이라고 한다.

특히 '원조 신포닭강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매울 수 있지만 단맛과 고추기름의 매운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시간을 잘 맞춰가지 않는다면 주말과 휴일엔 1시간, 평일엔 30분 줄서기가 기본이다.

신포시장은 쫄면이 만들어진 곳이다.

쫄면은 1970년대 초 인천의 국수제조공장인 '광신제면'에서 당시 잘나가던 냉면을 뽑으려다 직원의 실수로 굵은 면이 나오면서 탄생하게 됐다.

폐기하려던 이 면을 인현동 분식집 '맛나당'에서 가져다 고추장으로 양념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현재 맛나당은 폐업하고 없지만 '신포우리만두'가 인천 쫄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신포시장에서 신포문화의 거리를 지나 동인천역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자유공원이 나온다. 이곳 응봉산 일대가 자유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인천에 사는 외국인 거류지 거주자들을 위해 1889년 만들어졌다. 탑골공원보다 9년 앞선다.

세워질 당시에는 각국공원으로 불리다가 해방 이후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뒤 1957년 지금의 명칭이 됐다.

1957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맥아더 동상'이 공원 동쪽에, 1982년에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세워졌다.

1976년 인천 중앙라이온스클럽과 일본 도쿄 서신정라이온스클럽의 자매결연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자유의 여신상' 모조품이 세워지기도 했지만, 인천과 관련성이 없고 친미 사대주의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1997년 철거됐다.

자유공원 일대엔 이 외에도 여러 문화재들이 있다.

무지개처럼 생긴 문이라는 뜻의 홍예문(虹霓門)은 당시 인천의 중심가였던 중구의 남북 간 교통 불편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일본 공병대가 착공한 터널이다. 아치형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방송에도 자주 나온다. 시 유형문화재로 등재돼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영국·미국·독일·러시아·일본인들의 사교장이었던 '제물포구락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관측소였던 '인천기상대', 1890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성공회교회인 '인천 내동교회' 등이 있다.

우리의 근대 문화 탐방을 마치고 배까지 채웠다면 다시 인천역으로 가 시내버스 10번을 타면 15분 안에 월미도에 도착할 수 있다. 디스코팡팡, 바이킹, 관람차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도 준비돼 있다.

저녁에는 해산물에 술을 곁들일 수 있는 횟집까지 있어 수도권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하루 관광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ssana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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