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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다

손장섭·최민화 등 민중미술가 전시 잇달아 개최
2016-2017 '촛불광장' 지켰던 노순택 작가도 전시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5-24 14:43 송고 | 2017-05-24 14:47 최종수정
사월의 함성 April Revolution, 1960, 종이에 수채 Watercolor on paper, 47x65cm (학고재갤러리 제공) © News1
사월의 함성 April Revolution, 1960, 종이에 수채 Watercolor on paper, 47x65cm (학고재갤러리 제공) © News1


5·18과 6·10 민주화 항쟁을 기억하는 계절, 국내 주요 미술전시 공간에서도 '투쟁'의 역사를 기록한 작가들의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는 민중미술 원로화가 손장섭의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고, 인근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지난 겨울 광화문 광장 '캠핑촌'에서 노숙 투쟁을 했던 노순택 작가의 개인전이 예고됐다.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는 민중미술 계열 작가 최민화의 전시를 6월1일 개막한다.  

◇학고재갤러리 손장섭 개인전 '역사, 그 물질적 흔적으로서의 회화'

학고재갤러리에서는 민중미술 원로작가 손장섭의 개인전 '역사, 그 물질적 흔적으로서의 회화'를 최근 개막했다. 손장섭의 2000년대에 제작한 '신목'(神木) 시리즈와 자연 풍경화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과거의 역사화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민중미술가 손장섭의 화업 전모를 보여주는 전시로 꾸몄다.

손장섭은 1980년대 민중미술을 태동시킨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이자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초대 회장을 맡았다. 최근까지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1980~90년대 작품과 근작을 아울러 회고전 성격을 띠는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4·19혁명을 직접 목도하고 화폭에 기록한 1960년작 '사월의 함성',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에 나선 청년들과 1973년 납치됐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대형 역사화 '우리가 보고 의식한 것들'(2011)를 비롯해 신령스러운 기운의 고목(古木)을 화면 가득 채운 자연 풍경화 등 38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18일까지.

노순택 '비상국가' 2016 (아트선재센터 제공) © News1
노순택 '비상국가' 2016 (아트선재센터 제공) © News1


◇아트선재센터 노순택 개인전 '비상국가 II – 제4의 벽'

아트선재센터는 오는 6월2일부터 8월6일까지 노순택 작가의 개인전 '비상국가 II – 제4의 벽'을 개최한다. 지난 겨울 서울 광화문 광장에 예술인 캠핑촌을 만들고 '노숙 투쟁'을 이끌었던 노순택 작가가 바로 한국 현대사의 얼룩진 풍경을 현장 속에서 담은 신작들을 선보인다.

노순택은 2008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페어라인에서 열린 개인전 '비상국가 I'을 통해 분단체제가 만든 남북한의 비틀린 긴장과 갈등 상태를 사진 언어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일 개인전 당시의 문제의식을 확장했다. '근대국가'의 권력의지가 동원해 온 경찰력의 풍경을 담은 '비상국가' 시리즈의 새 작업과 더불어 '남일당디자인올림픽' '검거' '현기증' '가뭄' '가면의 천안함' '강정-강점' '고장난 섬' '거짓으로 쌓아 올린 산' 등의 새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노 작가는 분단으로 파생된 한국사회 오작동의 풍경을 사진으로 채집하며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그간 동강사진상(2012),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14), 구본주예술상(2016) 등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뷔르템베르기셔 쿤스트페어라인의 디렉터인 한스 D. 크리스트와 토탈미술관 신보슬 큐레이터가 협력했다.

시간 속으로Ⅰ, 유화, 131×162cm (대안공간 루프 제공) © News1
시간 속으로Ⅰ, 유화, 131×162cm (대안공간 루프 제공) © News1


◇대안공간 루프 최민화 개인전 '모든 회상은 불륜이다. 망각은 학살만큼 본질적이므로'

대안공간 루프는 민중미술가 최민화의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전을 오는 6월1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네오룩 이미지올로기연구소가 주최하고 이한열기념관, 대안공간 루프, 디자인그룹 낮잠, 넥스트 프린트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모든 회상은 불륜이다. 망각은 학살만큼 본질적이므로'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민미협 사무국장을 지낸 최민화 작가는 1987년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사용한 대형 걸개그림 '그대 뜬 눈으로'를 그렸다. 1992년부터 6월항쟁을 화폭에 재현하는 일에 몰두했으며, 이 외에도 네이팜탄의 폭격 속에서 울부짖는 베트남 소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는 유대인들 등 격동의 세계사를 기록했다.

최 작가는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에 등장하는 보도사진이나 정치사회적인 이미지들의 프린트 위에 유화로 그리는 작업을 했다. 빨강과 분홍 사이에서 퇴색한 듯한 붉은 색을 주조색으로 캔버스 전면을 칠해 '가장 치열했던 순간들'을 기록했다.

전시 개막일인 1일 오후 6시에는 민중가수 연영석씨가 '게으른 피'를 공연한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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