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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에 묻다②] 장애인 숙원사업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후보들 부양의무제 폐지 등 요구에 긍정적
연간 10조원 넘는 재원 마련 방안은? “… “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최동현 기자 | 2017-05-01 06:30 송고
지난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장애인들이 차별철폐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대선 후보들을 향해 장애인의 3대 적폐인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요구하며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를 거쳐 여의도 각 후보캠프로 향했다. 2017.4.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015년 기준 국내 장애인 인구는 약 2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가량 차지하고 있지만 주거·교육·고용·복지 등 다양한 면에서 평등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많은 장애인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며 모든 부분에서의 차별 철폐를 주장해왔다. 사회개혁의 목소리를 담아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장애인 단체들은 숙원 사업이던 △장애등급제 폐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장애인 탈시설화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의 요구에 각 대선 후보들도 앞다투어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어 실효성 없는 선심성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도 했다.

◇장애인들의 숙원 3대 과제

지난 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등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74곳의 장애·인권·노동·사회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한목소리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 수용시설 철폐를 주장했다.

장애인의 날이라서 하는 일회성의 요구가 아니었다.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2012년 8월21일부터 현재까지 5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 탈시설화 등을 주장하며 농성을 해오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등급제가 '장애인의 신체에 낙인을 부여한다'며 현행 장애등급심사를 전면 폐지하고 실효성 있는 장애인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해왔다. 현행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을 소득과 증상, 의학적 판단에 따라 1~6등급으로 구분하고 복지서비스에 차등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장애인인 1~3급에게 복지서비스가 집중되고 4급부터는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선진국처럼 장애서비스를 개인이 처한 상황과 필요, 욕구에 따라 분류하고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와 사위·며느리 등이 일정 기준 소득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에서 배제하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부양의무자기준'도 장애인들에게는 큰 벽이다. 장애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별다른 소득이 없어도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가족에게 짐을 씌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가족에게 부담감을 준다는 것에 죄의식을 느낀 장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생계부담을 느낀 가족이 장애인을 살해하는 일이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단체들은 최근 문제가 됐었던 '대구희망원'과 같이 대규모 장애인 시설 등에서 반복적으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장애인들의 사회 진출이 방해받고 있다며 정부의 장애인복지정책이 수용시설 중심에서 탈피해 탈시설, 장애인 자립 지원 체계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후보별 장애인 공약 들여다 보니

이런 장애인 단체의 강력한 요구에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앞다투어 관련 입장을 내놓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해 공약화했으며 나머지 두 후보도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 외에 후보별로 눈에 띄는 장애인 공약을 보면 문재인 후보는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과 장애 친환경 사회건설을, 홍준표 후보는 장애인 맞춤형 훈련센터 확충, 장애인 의무 고용 불이행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징벌적 벌금 부여 등을 공약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3년마다 장애인 인권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장애인연금 기초급여를 30만원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고, 유승민 후보는 장애인 근로자 최저임금 보장과 장애인예산 대폭확대를, 심상정 후보는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도입과 장애인 노동권 강화 등을 약속했다.

◇재원 마련 불투명…선심성 공약 비판도

일각에서는 후보들의 이런 장애인 공약 실현을 위해 수십조가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재원마련 대책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난발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서만 연간 10조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로 장애인 단체들은 공약 실천 등을 위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6% 수준의 장애인 예산을 OECD 평균 수준인 2.2%대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경우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력 후보들인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는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경우 '행정구조 개혁, 공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복지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정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후보들이 구체적인 재원 마련 안을 내놓지 않아 장애인 공약들이 허울뿐인 약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후보들이 밝힌 공약에 대해서도 실현되는 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주요 후보 중 10대 공약으로 장애인 관련 정책을 내세운 것은 안철수, 심상정 후보뿐이다. 후보들이 깊은 고민없이 표를 의식해 공약을 들고나온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대부분 후보의 장애인 공약은 선거일을 불과 19일 남긴 장애인의날에 맞춰 쏟아져 나왔던 점에 이같은 의심에 불을 짚혔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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