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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대표 "'증도가자' 가짜 만든 '문화재 마피아' 있다" (종합)

문화재청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심의 부결에 정면 반박
"행정절차 적절했는지 법률검토…재심 여부는 추후 결정"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4-17 11:25 송고 | 2017-04-17 14:27 최종수정
유부현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인 1232년 이전 개성에서 간행된 고려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제758호,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증도가자'(고려금속활자 101점)를 가짜로 몰아가기 위해 갖은 음모와 모략을 꾸며낸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 농단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고 이번 기회에 '문화재 마피아'와 같은 조직들을 철저히 가려내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증도가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신청이 지난 13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 최종 부결된 데에 대해, 문화재 신청자인 김종춘 다보성미술관 대표(한국고미술협회 회장)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이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데에는 증도가자와는 관계없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인 1232년 이전 개성에서 간행된 고려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제758호, 증도가)를 인쇄하는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증도가자가 문화재로 지정됐다면 1377년 간행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제요철'보다도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되는 터라 온 국민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문화재청은 "출처와 소장경위가 불분명하고 먹의 방사선탄소연대측정 결과만으로 활자의 연대를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았다.

김 대표를 비롯해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유부현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김성수 한국서지학회 회장, 그리고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가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증도가자 실물을 공개하고, "문화재청이 부결의 이유로 과학분석, 서체비교, 조판 및 주조 분석, 취득경위 등을 들었으나, 신청인과 학계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문화재청 결정을 전면 반박했다.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과 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이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은 김 회장측이 문화재청이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증도가자 활자.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종춘 대표 "문화재청 부주의로 증도가자 활자 5점 훼손"

김 대표는 "2011년 10월6일 증도가자 지정 신청을 받은 이후 최종 부결되기까지 문화재청은 지정심의 절차를 적절하게 거치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보물 지정 신청을 접수한 후 상당기간 지정 신청에 대한 후속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화재청은 심의과정에서 관리상의 부주의로 증도가자 활자를 5점이나 훼손했지만, 신청인은 문화재청의 이러한 행위에도 증도가자의 지정 절차를 진행하는데 협조하기 위해 감내해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문화재청 발표는 민족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구명하겠다는 모든 노력을 좌절시키는 권위적 행정조치"라며 "문화재청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입장이라면 증도가자 보물 지정 신청에 대해 일단 지정을 '보류'하고, 남은 의문이 해소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이번에 신청한 활자가 고려금속활자임을 인정하면서도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없다며 부결 처분을 했는데, 고려활자가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는 의미인지, 현재 전세계적으로 고려활자가 몇 점이나 있는지, 소장자와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문화재 지정을 부결한 사례가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인 1232년 이전 개성에서 간행된 고려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제758호,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 대표는 증도가자의 문화재 지정 부결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활자조사 용역을 시행해 32명의 연구원들이 1년여간 연구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도 2015년 일부 세력들이 또다시 의문을 제기했다"며 "문화재청이 조사단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데에는 증도가자와 관계없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음해세력들이 증도가자를 가짜로 몰아가기 위해 갖은 음모와 모략을 꾸며 왔다"며 "그 농단세력이 누구인지 밝히고 이번 기회에 '문화재 마피아'와 같은 조직들을 철저히 가려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증도가자가 보물로 지정되면 문화재청장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협박한 세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세력이 누구인지 청장이 밝혀야 하며, 또한 그러한 협박이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을 부결한 원인이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말도 뒤따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증도가자 논란 초창기 한 시사방송에서 증도가자를 '가짜'라고 주장했던 이의 '양심선언'도 이어졌다. 고미술상이라고 밝힌 정찬경 씨는 "공영방송 시사방송에 출연해 증도가자가 가짜라고 한 것은 '음해세력'이 시켜서였다"며 "증도가자가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고 농단을 당한 것이 제 책임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증도가 활자를 김 대표보다도 먼저 접했다"며 "증도가자는 틀림없는 진품"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음해세력'이 누구인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과 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이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유부현 교수 "문화재청이 활자본과 번각본의 차이 잘못 이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문화재청의 '증도가자 주조방법·서체비교 분석'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남 교수는 "조선시대 금속활자의 번각본(금속활자로 찍은 책을 목판 위에 놓고 똑같이 다시 새긴 것)이 대단히 많고 시대차가 500년 정도로 큰 데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의도적으로 정교도가 높은 활자로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사도를 낮게 보이도록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활자 윤곽선 분포기반의 수학적 계산 방법에 대해서는 "증도가자 번각본(1239년)은 11명의 다른 각수가 나눠 새긴 것이기 때문에 획의 위치, 각도, 굵기 등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문화재청의 결과는 번각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유부현 대진대 교수는 문화재청의 '활자본과 번각본의 차이와 조판(판에 활자를 맞춰서 짜넣는 작업) 분석'에 대한 반론을 펼쳤다. 앞서 증도가자 서체를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증도가자 금속활자와 증도가 목판 번각본의 서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유 교수는 "활자본은 광곽(인쇄된 책자의 먹선 테두리)의 크기가 동일하고 해당 활자본의 번각본에 비해 크다"면서 "번각본은 활자본에 비해 광곽의 크기가 작고 장마다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고 했다. "번각본의 목판은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수축의 정도가 심해져 광곽의 크기다 더욱 더 작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활자본 광곽의 크기는 그 번각본의 가장 큰 크기보다 어느 정도 큰 크기로 측정돼야 한다"며 "문화재청의 조판 실험에서는 장마다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번각본에 의거해 활자본 광곽의 크기를 설정하고 조판실험을 했으며, 이는 기초적인 광곽 크기의 추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발생된 잘못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대표와 학계 전문가들은 "문화재청이 문화재 심의 과정에서 적절한 행정절차 거쳤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 재심 요청은 좀 더 상의해서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출처와 소장경위가 불분명하다는 문화재청 입장에 대해 김 대표는 "왜 하필 증도가자에 대해서만 콕 찝어서 출처와 소장 경위를 밝히라고 하면서 사사건건 시간을 끄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유물 결정이 나면 차후에 (출처와 소장경위를)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7년이라는 세월도 모자라서 지금도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 건지 반문하고 싶다"고만 했다.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과 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이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은 김 회장측이 제시한 탄소연대·특징적 활자.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증도가자는 2011년 10월 김종춘 대표의 부인 이정애 씨가 101점의 증도가자 활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문화재청에 제출하면서 7년 동안 진위논란에 시달렸다. 2010년 김종춘 대표와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증도가자의 실물을 공개한 후 이듬해 국가문화재지정 신청이 이뤄졌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Δ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비롯한 과학적 분석에 따라 고려 시대에 제작된 금속활자일 가능성은 있지만 출처와 소장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 Δ금속활자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동수반·초두와의 비교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증도가자가 오래된 활자인 것은 분명하나 증도가를 인쇄한 고려금속활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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