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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는 신윤복, 하나는 심사정…똑같은 두 그림

공아트스페이스 '택선고집'전서 신윤복 그림 3점 소개 계기로 알려져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4-09 10:01 송고 | 2017-05-19 17:19 최종수정
위 그림은 혜원(蕙園) 신윤복의 '산궁수진', 아래 그림은 현재(玄齋) 심사정의 '촉잔도'. © News1


혜원(蕙園) 신윤복(1758-미상)의 산수화인 '산궁수진'이 울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재(玄齋) 심사정(1707-1769)의 '촉잔도'와 도상(圖像)이 유사하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고미술 전문 갤러리 공아트스페이스(대표 공창호)가 최근 개최한 고미술 특별기획전 '택선고집'(擇善固執)에 출품된 신윤복의 그림 3점이 '산궁수진'과 같은 첩에 있었던 것으로 소개되면서 두 그림의 도상이 거의 같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심사정의 촉잔도는 2015년 3월 서울옥션의 '제135회 미술품 경매'에도 나왔었다. 이 촉잔도는 심사정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768년 마지막 작품으로 그린 길이 8m짜리 '촉잔도'(간송미술관 소장)의 한 부분을 변형시켜 만든 것으로, 당시 추정가 4000만~8000만원에 출품된 바 있다.

공아트스페이스는 "해외에 흩어져 있다 환수된 문화재 20여 점을 '택선고집'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다"며 나옹 이정의 '죽하관폭도', 현재 심사정의 '송하관폭도', 낭곡 최석환의 '묵포도도12곡병', 오원 장승업의 '신선도 대련' 등과 함께 '염계상련' '탄금도' '유압도' 등 혜원의 그림 3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에 출품된 혜원의 그림 3점은 개인소장으로 알려진 '산궁수진'과 같은 첩에 있다가 해첩돼 액자로 꾸며져 있다"며 "'산궁수진'은 1981년 발행된 '한국미술오천년' 조선왕조 회화편 3권 22번에 소개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미술평론가와 미술사가, 감정전문가들에 따르면 혜원 신윤복의 '산궁수진'과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는 우뚝 솟은 바위산의 기암괴석, 봉우리에서 쏟아지는 폭포와 절묘하게 걸쳐진 수묵들로 이뤄진 절경이 거의 유사한 형태로 묘사돼 있다. 화면 왼쪽 상단에 각각 시(詩)와 낙관이 있다는 점을 빼면 먹의 농담이나 음영은 물론 험준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행렬 모습도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는 "두 그림의 도상이 왜 같은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전문가는 "당시에는 이처럼 똑같은 도상을 반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그림 모두 '안녹산의 난'을 피해 촉국으로 피신하는 당나라 현종의 행차를 소재로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혜원 신윤복의 '탄금도' (공아트스페이스 제공) © News1


그런가 하면 이 전시에 출품된 신윤복의 그림 '탄금도' 역시 미술사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탄금도'는 산속에서 마주 앉아 있는 선비와 기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그림 속 가야금 타는 기녀의 모습이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윤복의 '청금상련' 속 가야금 타는 기녀의 모습과 '닮은 듯 다르게' 묘사돼 있어서다. 이 그림에선 12줄 가야금 현을 떠받치는 안족(雁足·기러기발)도 현의 숫자와 맞지 않게 제각각으로 표현돼 있다.

공아트 측에 따르면 '탄금도' 화면 하단에는 중국의 도독(都督) 벼슬을 지낸 진(晉)나라 사람 사안(謝安, 320-385)을 풍자한 백거이(白居易)의 시가 적혀 있다. 공아트 한 관계자는 "인물과 의습선(옷주름)의 표현, 담박한 색채와 필치에서 혜원 신윤복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금도'를 선보이는 이번 '택선고집' 전시는 10일까지로 전시 기간은 단 13일간뿐이다. 공아트 측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택선고집'전을 열면서 공식 보도자료에 '산궁수진'을 '산궁무진'으로 오기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공아트스페이스 전시에 나온 신윤복의 '탄금도' 중 가야금 타는 기녀의 모습(왼쪽)과,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윤복 '청금상련'에서의 기녀의 모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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