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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 폭탄 맞은 제주 명물 용두암, 씻어? 말아?

"혐오감 줘 청소 필요" vs "자연 그대로 놔둬야"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17-04-07 09:11 송고 | 2017-04-07 10:25 최종수정
© News1

제주 하면 떠오르는 관광지인 용두암이 새똥에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당국은 문화재인 용두암에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놔두자니 관광객들이 용두암 본연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돼 고민에 빠졌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용담2동에 있는 용두암은 말 그대로 용의 머리를 닮아 이름 붙은 암석이다.

파도와 바람, 용암이 만든 자연이 빚어낸 예술품인 셈이다. 제주에 오면 반드시 들리는 필수 관광지이자 용을 신성시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흑룡의 머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검은 현무암인 용두암이 최근 새똥을 맞아 군데군데 하얗게 변했다.

새똥에 뒤덮여 마치 색이 바랜 듯한 광경에 용두암 특유의 멋이 사라지고 관광객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이 현상은 3~4년 전부터 용두암 주변에 쉬러 온 철새 가마우지가 많아지면서 생긴 것으로 제주도는 보고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관계자는 "용두암에 서식하는 가마우지는 보호종인 민물가마우지로 보인다"며 "민물가마우지는 전세계적으로 개체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류보호협회측은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크게 2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조건 없는 보호 덕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원래 살거나 쉬던 생태환경이 나빠져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나타나 상대적으로 더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마우지 배설물 피해는 용두암만이 아니다. 강원 춘천시 소양호 하류의 버드나무가 가마우지 떼의 배설물로 말라죽어 흉물로 전락했다.

용두암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57호여서 세척을 하려면 도 문화재위원회의 형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세척 대신 용두암 주변에 그물막 또는 유리벽을 설치하거나 공포탄을 쏘아 가마우지를 쫓는 방법 등도 고려됐지만 문화재를 지키려고 보호종인 조류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경관도 해칠 수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

설령 세척 허가를 받더라도 자연물이 또 다른 자연물을 만나 생긴 현상을 인위적으로 해결해선 옳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철새인 가마우지는 겨울에만 제주에 머무르니 자연스럽게 비바람에 씻겨가도록 내버려 두자는 것이다.

지질학계 관계자는 "인간이 보기 좋자고 약품 등을 써서 청소할 경우 2차 오염이 생기는 꼴"이라며 "배설물에 산성이 있어 암석에 미미한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용두암의 형태를 변하게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해 용두암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세척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문화재위원회 형상변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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