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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횡설수설…판사 "재판중인 건 아세요 모르세요"

申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누가 날 기소해"
신격호측 "회사에 피해 안 줘…무죄" 주장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문창석 기자, 최동현 기자 | 2017-03-20 15:43 송고 | 2017-03-20 16:21 최종수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롯데그룹 경영비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이 20일 법정에 나왔지만 제대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 중인 걸 아느냐는 판사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이날 오후에 열린 첫 공판에 나온 신 총괄회장은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을 묻는 인정신문에 "내가 횡령이라고?"라고 말하며 웅얼거렸다.

신 총괄회장이 답을 하지 않자 재판부는 "재판중인 것을 아세요, 모르세요"라고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공판절차 중지 등 조치를 할 수 있는데 신 총괄회장은 재판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선 재판에서 신 총괄회장 측 변호인은 건강상 이유로 법정에서 방어하기 어렵다며 "증거조사기일에서 가급적이면 제한적으로 출석하도록 해 달라"고 공판절차 중지를 요청한 바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06조는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 또는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없을 경우 법원이 검사와 변호인 측 의견을 들어 그 상태가 계속되는 기간에 공판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질병으로 인해 법정에 나올 수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 총괄회장 측 변호인은 "롯데그룹에 어떤 피해를 가하는 일을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다"며 "그룹 정책본부에 잘 검토해서 하라고 지시하고 보고받은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령으로 2009년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는데 개별적 사안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는 게 타당한지 돌아봐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은 재판 중간중간에 신 총괄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신 회장은 "누가 날 기소했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말한다"고 신 총괄회장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일단 신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혐의 부인 취지로 정리하고 신 회장 등 다른 7명의 피고인들과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나를 기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불만을 나타냈다. 자신의 재판이 끝날 무렵 발언권을 얻어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게 무엇인가'라고 말하면서 들고 있던 지팡이를 내던지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을 나와서도 수행원 등에게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며 상황인지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수행원이 "회장님 집으로 모시겠다"고 말하자 "필요없다"고 말하다가도 "가만 있어보라"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준비된 차량에 올라탄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법원에 머문 시간은 오후 2시16분쯤부터 30여분 정도였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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