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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불복 우려해 '승복 의미' 설명?… "2000년 美대선 보라"

'위대한 패배자' 고어, 연방대법원 판결 깨끗이 승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7-03-06 18:32 송고 | 2017-03-07 09:18 최종수정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이웃해 있다. 2017.2.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헌법재판소가 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승복의 의미를 밝히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탄핵 찬·반론자들이 자기 진영에 유리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불복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난 헌재 관계자는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과정도 치열했지만 선고 소송 역시 치열했다"며 "이는 법치를 지키려는 미국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갑작스러운 헌재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탄핵 선고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나와 더욱 관심을 끈다.

당시 미국 대통령선거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맞붙었다. 11월7일 개표 당시 고어는 전국투표에서 부시를 54만표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는 266대 271로 뒤져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거인단 25명이 배정돼 있던 플로리다주는 당락을 좌우할 선거구였다. 고어는 이곳 주민투표에서 부시에게 537표 차이로 패했다. 그러나 고어를 찍은 표 중에서 많은 표가 무효표로 둔갑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 선거법은 0.5% 미만의 득표율 차가 있으면 재검표를 허용한다. 고어 측은 플로리다주 법원에 재검표를 요청했고, 법원은 12월8일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플로리다주 법원의 구성은 공화당 성향 법관이 4명, 민주당 성향의 법관이 3명으로 부시에게 유리했다. 그러나 법원은 고어 측의 재검표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부시 측이 반발했다. 재검표가 실시되는 12월9일 부시 측은 플로리다주 법원에 절차중지 신청을 냄과 동시에 재검표를 명한 판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연방대법원은 그로부터 사흘 뒤인 12월12일 부시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검표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총 9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미연방대법원 역시 플로리다주 법원과 마찬가지로 공화당 성향 법관이 1명 우세했다.

고어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있고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우리 국민의 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해 패배를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고어는 미국 역사에서 '위대한 패배자' 중 한 명으로 기록돼 있다.

헌재 관계자는 아울러 '12월12일'에 연방대법원이 선고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2월12일까지 대통령 선거인단의 선거결과를 선언하도록 돼 있었다"며 "만약 이날 연방대법원이 선고하지 않았다면 이듬해 1월6일까지 상원에서 결정하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헌재 관계자의 이 같은 설명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13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가능성과 묘하게 얽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