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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석해 말아?'… 한국당 충북 지방의원들 고민

집회 참석 '충성심'…'지역주민 눈치' 사이 갈등
충북 한국당 "당원 개인적 판단, 강권 없어"

(청주=뉴스1) 김용언 기자 | 2017-03-06 11:59 송고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공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7.3.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참가를 놓고 자유한국당 소속 충북 지방 의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앙당의 분위기가 탄핵 반대로 기운 상황에서 당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방 의원들은 집회에 참여하는 ‘정치적 퍼포먼스’라도 벌여야 하지만, 다수 여론의 뭇매가 걱정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달 26일과 주말(5일) 잇따라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감지됐다.

5일 청주 상당공원에서 열린 ‘2차 탄핵 반대 집회’에는 경찰 추산 800여명이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과 국회 해산 등을 외쳤다.

집회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탄핵반대 이유 등을 역설했다. 그러나 집회에서 한국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최현호 청주 서원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소수 시의원들만이 집회 현장을 찾았다. 불과 일주일 전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지난 달 26일에는 한국당 지방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은희·김학철·임회무·임병운·박종규 충북도의원과 최현호 서원구 당협위원장, 이완복 청주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렇게 일주일만에 식어버린 참석률은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온 이른바 ‘미친개’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은 당시 찬조연설에서 “(지금 우리나라에)광우병보다 더한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 어디에, 대한민국 국회, 언론, 법조계에 미친 광견병들이 떠돌고 있다”며 “개가 사람을 물면 어떻게 (해야)됩니까. 사람에 위해를 가하는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국회 5분 발언에서 “한국당이 이런 자를 감싸고 있다”면서 “한국당이 앞장서는 집회에서는 사살, 테러, 계엄령 등이 선동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충북도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김 의원을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 징계를 요구한 상황이다.

김 의원의 발언은 수많은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까지 했다. 이렇듯 큰 파장이 지역 정치인들의 낮은 자세를 불러왔다는 평이다.

지난 주말 집회에 참석한 충북 도내 한 지방의원은 “미친개 발언 후 동료 의원들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당의 눈치도 봐야 하고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주민들의 반응도 살펴야 하는 처지라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 한국당은 집회 참석은 당원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송태영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중앙당에서도 집회 참석을 강권하지 말라는 지침이 세워졌다”며 “지방의원을 포함해 당원들의 개인 정치적 성향을 존중한다는 게 도당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wheni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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