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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톡톡]DWT? CGT? 선박에 쓰이는 알쏭달쏭한 단위들

다 같은 선박 아냐…선종마다 단위 기준 달라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2017-02-12 11:49 송고 | 2017-02-12 15:11 최종수정
편집자주 선박. 물에 떠서 사람·가축·물자를 싣고, 물 위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물을 의미한다. 과거 충무공의 '거북선',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 등 선박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도 선박은 자동차, 항공과 함께 인류의 주요 교통 수단 중 하나다. 비록 빠르기는 항공, 편리함은 자동차에 미치지 못 하지만 많은 화물과 사람을 일시에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선박 이야기를 '선박 톡톡'을 통해 소개한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0년 7월 독일 리크머스사에 인도한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현대중공업 제공) © News1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0년 7월 독일 리크머스사에 인도한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현대중공업 제공) © News1

"한국 조선소들은 1월 7척, 약 33만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OO중공업은 지난달 OO으로부터 15만7000DWT급 유조선 3척을 약 2000억원에 수주했다."

조선 관련 기사들을 보면 가끔 독자들이 생소하게 여길만한 용어들이 나온다. 위에서 언급한 'CGT'와 'DWT'도 그중 하나다. 보통 비슷한 모양의 선박이라고는 해도 배의 용도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자동차에는 'CC' '토크', 비행기는 '마하' 등의 용어가 있듯 배도 역시 마찬가지인 셈이다.
◇배의 중량을 나타내는 단위 '톤'

선박의 무게나, 화물 적재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톤이다. 그렇다면 톤은 정확이 어떤 것을 의미할까. 아무것도 싣지 않은 배 무게 자체를 의미할까? 아니면 그 배의 최대적재량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최대적재량과 배 무게까지 합친 것을 톤이라고 할까?

사람들은 보통 '1톤=1000㎏'이라는 공식을 떠올리면서 톤이 '무게'를 의미하는 단위라고 생각한다. 이 역시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선박에서 톤이라는 단위는 순수한 무게도 있지만 '부피'를 의미할 수도 있다.

톤은 중세 영국의 해상운송 무역에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생겨난 것으로, 'ton'이라는 낱말은 큰 술통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 '턴(tun)'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즉 '이 선박이 포도주통을 몇개까지 운반할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오늘날 사용되는 선박의 톤 단위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부피를 의미하는 용적톤수(M/T, Measurement Ton)과 무게를 나타내는 중량톤수(M/T, Metric Ton)다. 용적톤 1톤은 1.133㎥, 중량톤 1톤은 1000㎏이다.

삼성중공업이 2004년 비켄사에 인도한 15만DWT급 유조선. © News1
삼성중공업이 2004년 비켄사에 인도한 15만DWT급 유조선. © News1

◇엄청난 선박 크기…표현하는 톤수도 '다양'

부피를 의미하는 용적톤수는 다시 총톤수(Gross Tonnage, GT)와 순톤수(Net Tonnage, NT)로 나눌 수 있다. GT는 선체의 총용적에서 상갑판 상부에 있는 추진, 항해, 안전, 위생에 관계되는 공간을 뺀 단위다. NT는 GT에서 선원실, 해도실, 기관실 등을 빼고 실제 화물과 여객의 수송에 제공되는 공간을 표시한 톤수다. 선박의 크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공간을 세부적으로 나눠 표시한 셈이다.

무게를 나타내는 중량톤수는 재화중량톤수(Dead Weight Tonnage, DWT)와 배수량톤수(Displacement Tonnage, DISPT)가 있다.

DWT는 선박이 가라앉지 않고 실을 수 있는 무게의 한계를 말한다. 이 무게를 넘어가는 순간 배는 가라앉는다. 그 배가 얼마나 많은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지 배의 성능을 나타내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15만7000DWT급 유조선은 선원과 식량, 구명정, 원유 등 모든 무게를 합쳐 15만7000톤까지 싣을 수 있다는 뜻이다. DWT는 선박 수주 기사 등에 주로 나오는 단위이기도 하다.

DISPT는 선체가 밀어내는 배수량을 표시한 톤수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라 물 위에 떠있는 배의 수면 아래 부피와 동일한 바닷물의 중량톤수를 말한다. 보통 군함을 나타낼 때 쓰인다.

이외에 중요한 수치는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onnage, CGT)가 있다. 주로 조선소들의 남은 일감(수주잔량)을 소개하는 기사에 자주 나오는 단위다.

화물선은 한 종류가 아니다. 유조선과 벌크선, LNG선 등 다양한 선박이 있다. 단순한 일반 벌크선과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LNG선은 똑같은 크기라도 건조 난이도가 다르다. 때문에 선박을 종류별로, 크기별로 구간을 나눠 정해진 계수(C)를 단순한 무게(GT)에 곱해 산출한 수치가 CGT다. 예를 들어 1만GT 일반화물선의 CGT계수는 1.0으로, 곱하면 1만CGT가 된다. 하지만 여객선 1만GT의 CGT계수는 2.0이므로 2만CGT가 된다.

또 같은 종류의 배라면 규모가 작은 배가 큰 배보다 단위당 CGT가 높다. 큰 배는 작은 배보다 톤당 공수(일정한 작업에 요하는 인원수를 노동시간 또는 노동일로 나타내는 개념)가 덜 들어간다는 것을 적용시킨 셈이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국 조선소들이 우리보다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하지만 CGT로 보면 한국이 더 높은 경우가 있다"며 "중국 업체들보다 우리가 척수는 적지만 건조 난이도가 높은 선종을 수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2015년 브루나이 BGC사에 인도한 15만5천 입방미터급(㎥) LNG선. © News1
현대중공업이 2015년 브루나이 BGC사에 인도한 15만5천 입방미터급(㎥) LNG선. © News1

◇컨테이너·LNG선은 '개수'와 '부피'로 계산

컨테이너에는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라는 단위를 쓴다.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만4100TEU라고 하면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1만4100개 실을 수 있는 선박이라는 뜻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5년까지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건조 주문 추세는 '대형화'였다.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며 대형화 경쟁을 벌였다. 대형 선박일수록 운송 단위당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운임 경쟁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동량이 떨어지면서 다시 중소형 컨테이너선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 조선소들의 주력 수주선종 중 하나인 LNG 운반선은 CBM(Cubic Meter)라는 단위를 쓴다. 줄여서 세제곱미터(㎥)로 표현하기도 한다. 1㎥는 한 변의 길이가 1 미터인 정육면체의 부피다. 화물창 온도를 영하 162도 이하로 유지해 액화된 LNG를 운반하긴 하지만 본래 기체였기 때문에 ㎥의 단위를 쓴다.

또다른 조선소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조선업에 쓰이는 단위들을 처음 보면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단위를 조금만 알아보면 선박의 규모나 가치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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