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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고 만들다, 그리고 사라지다" 민음사 박맹호 회장 별세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1-22 09:27 송고 | 2017-01-22 09:56 최종수정
박맹호 민음사 회장(민음사 제공)


한국출판계의 '거목'인 민음사의 박맹호 회장이 22일 오전 0시4분 별세했다. 향년 84세.

박 회장은 1966년 서울 청진동의 비좁은 옥탑방 사무실에서 작은 출판사인 민음사를 창업한 후 문학과 인문학, 아동 서적 등을 내면서 한국 지식사회를 이끌었고 출판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민음사를 통해 문학, 철학과 사상 분야의 많은 이론들을 한국에 소개했고 고은, 김수영, 김춘수, 이청준, 이문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을 세상에 알렸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 비룡소에서 사업을 하는 부유한 가족에게서 태어난 박 회장은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 정미업과 운수업으로 성공해서 건축업에까지 진출했고, 보은군에서 세금을 많이 내던 성공한 사업가였던 부친은 카리스마가 대단해 아들인 박회장을 주눅들게 했다. 내성적인 그는 점점 책에 빠져들어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맹 롤랭의 '베토밴의 생애' 등 외국 문학에 심취했다. 

1952년 서울대 문리대 입학해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했지만 당선작이 되고도 차석에게 밀려나 발표되지 못했다. 자유당 독재정권을 희화한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그후 박회장은 소설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출판업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희문출판사, 현대출판사, 신구문화사 등에 먼저 몸을 담은 후 1966년 민음사를 창업한다.

‘민음사'(民音社)라는 사명은 '세상(사람들)의 낮은 목소리를 담되 우아하고 품위 있게 하자'는 뜻으로 박회장이 작명했다.

민음사는 그후 수십년 동안 '세계시인선'으로 외국 저명 시인들을 소개하고 '오늘의 시인총서'로 한국 현대시인들을 발굴하며, '오늘의 작가상'으로 이문열 같은 스타 작가들을 배출했다.

박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책을 사랑하다, 책을 만들다, 그리고 사라졌다"라는 말로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씨와 장녀인 상희씨(비룡소 대표), 장남 근섭씨(민음사 대표), 차남인 상준씨(사이언스북스 대표)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6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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