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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전' 朴대통령 탄핵 첫 변론 불참 9분 만에 끝나(종합2보)

헌재 5일 2회 변론 열기로…불참 시 그대로 진행
박한철 소장 "엄중한 무게 인식…공정하게 심리"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김일창 기자 | 2017-01-03 16:15 송고 | 2017-01-03 16:18 최종수정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2017.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2017.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장외전'을 펼쳤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정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첫 변론은 9분 만에 끝났다. 두번째 변론기일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대리인단만 참여한 채 진행된다.

헌법재판소는 3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1회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의 불참을 확인한 뒤 2회 변론기일을 5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 재판을 마친 뒤 박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재판장 박한철 헌재소장은 "2016헌나1호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고 재판의 시작을 알렸다.

박 소장은 "이 사건이 헌법질서에서 가지는 엄중한 무게를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의결돼 헌법이 상정하는 통치구조에 변동을 초래하는 위기상황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대공지정(大公至正)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의 심리를 하겠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최대한 공정하게 선입견 없이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구인 측과 피청구인 측은 사실파악을 위한 심판절차에 협력해달라"며 "청구인 측은 무엇보다 탄핵소추의결서에 나온 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소추 의결서에 기재된 사실관계를 부정했지만 이날 심판정에는 나오지 않았다. 불출석사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박 소장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헌재법 제52조 제1항에 따라 변론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헌재법 제52조 제1항은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2항은 '다시 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그의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양측에 3회 변론기일이 열리는 10일까지 증인신청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소추위원 측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 발언 전문, 최순실씨의 '의상실 동영상' 등자료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박 대통령 측은 법무법인 신촌의 송재원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국회 소추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가 박 대통령의 대리인이었다면 '탄핵심판정에서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예의임에도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기자간담회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취재진에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불출석하는 사유에 대해선 물어보지 않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으로도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년 기자간담회에 관한 지적에 대해선 "간담회에 대해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헌재가 석명을 요구한 '세월호 7시간' 관련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2회 변론기일 전까지 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실질적인 첫 변론이 될 5일 2회 변론기일 오전 헌재는 양측 대리인단의 모두 진술을 듣고 증거를 정리한다.

오후 2시부터는 '문고리 3인방' 중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 오후 3시부터는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국민주권주의 및 법치주의 위반, 생명권 보장 위배, 형사법 위반 등 사항을 신문한다. 헌재는 이들에 대한 소환절차를 밟고 있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10일 열리는 3회 변론기일에서 오전에는 정호성 전 비서관, 오후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최순실씨 순으로 증인신문이 진행해달라고 신청했다.

권 의원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정 전 비서관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적으로 자백하고 있다"며 "증인신문이 더 수월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 전 수석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사항에 대해 소상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최씨는 대체적으로 검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의 진술을 토대로 신문하기 위해 최씨를 마지막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전날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씨의 딸 정유라씨는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에는 박 소장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비롯해 9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석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에선 단장인 권 의원과 이춘석·손금주·박주민 의원이 참석했다.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으로는 총괄팀장인 황정근 변호사와 신미용·문상식·이금규·최규진·김현수·이용구·전종민·임종욱·최지혜·탁경국 등 변호사 11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 측에선 이중환 변호사를 포함해 전병관·배진혁·서석구·손범규·서성건·이상용·채명성·정장현 등 변호사 9명이 나왔다.

헌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방청을 신청한 200명 중 추첨된 44명과 현장에서 신청한 10명 등 시민 54명도 이날 재판을 지켜봤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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