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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님이 태어나신 방"…음성군 개인숭배 논란

대권 도전 시사 이후 생가복원 등 성역화사업 반감 고조
군의회, 마라톤대회 예산 부당집행 의혹 감사원 감사 의결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6-12-22 10:51 송고 | 2016-12-22 11:02 최종수정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태어난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2리 행치마을 생가마을의 포토존도 깔끔하게 단장됐다.  반 총장의 동상은 개인숭배 논란에 철거됐다. © News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이 시끄럽다.

반 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음성군이 공을 들여온 ‘반기문 성역화’ 사업이 개인 숭배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월 열린 제10회 반기문 마라톤대회다. 음성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이 사안은 대회 대행업체 선정과 예산 집행이 부정하게 이뤄진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특정업체 선정, 보조금 과다지출 등이 의혹의 핵심 내용이다.

논란 속에 음성군의회는 지난 21일 제285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제10회 반기문 마라톤대회 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의 건'을 전격 의결했다. 진위여부를 감사원 감사를 통해 가리자는 취지다.

군의회는 △참가인원이 3000명으로 예상(8000명)보다 크게 줄었음에도, 역대 최대 보조금(1억 9000만원)이 지급된 점 △참가 기념품이 실제 인원보다 2배 부풀려 주문된 점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회를 주관한 음성군체육회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일부 군의원들은 군체육회 회장이 이필용 음성군수인 만큼 기념품 지급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 도마 위에 오른 반기문 성역화 사업

음성군은 반 총장 취임 이후 그가 태어난 원남면 상당1리(행치마을) 일대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다.

반 총장의 생가 주변에는 2006년 12월 유엔 사무총장 취임 당시 연설 내용을 담은 비석과 반 총장 이름을 딴 평화랜드, 기념관 등을 조성했다.

생가도 복원했다. 전형적인 농가 초가집으로 조성된 생가는 반 총장의 방문 날짜가 새겨진 기념사진이 걸려 있고 ‘반기문 총장님이 태어나신 방’이라는 안내판도 있다.

특히 기념관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꾼 태몽을 생생하게 안내하고 있고, 마을 일대의 집 담벼락에는 반 총장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생가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조성된 반기문 평화랜드에는 반 총장의 학력, 경력, 상훈 등이 적혀 있다.

생가와 평화랜드에 설치됐던 반 총장 동상은 지난 9월 철거됐다. 국민 세금으로 살아있는 특정인의 동상을 세운 것은 지나친 우상화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동네 인근에는 반기문 비채길(비움과 채움의 길)이 조성됐다.

음성군은 그동안 행치마을에 국비 61억원 등 169억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군은 2010년 국비 6억원 등 15억원을 들여 반 총장의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인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마을 인근에 조성된 비채길(비움과 나눔의 길) 조감도. 사진제공 = 음성군청© News1 © News1 장동열 기자

지난 12일 착공한 UN평화관 건립이 한창이다. 군은 국비 43억 등 125억원을 들여 기념관 뒤편 7803㎡에 3층 규모의 평화관을 내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평화관에는 반 총장 소장품을 선보일 전시실, 강의실, 영상관, 수장고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그가 대권도전 의사를 피력하면서 ‘성역화’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음성군은 유엔총장은 세계의 대통령으로 그 업적을 기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는 개인 숭배라며 우려를 표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살아있는 사람을 지나치게 우상화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반 총장에 대해서는 연임 총장, 최악의 총장 등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치단체에서 수백억원의 막대한 혈세를 퍼붓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8월 음성의 반기문 기념시설을 소개하며 ‘개인 숭배’를 하는 북한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안나 파이필드기자는 기사에서 “맞다, 여기는 한국이다. 비록 건국 대통령인 김일성을 찬양하는 북한의 박물관과 기념관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자신이 북한에 와 있다고 여겨도 이상하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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