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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탄핵의 맛"…거리상인들 무료 떡볶이로 촛불 동참

10일 오후 홍대·신촌·이대 등서…"시민호응 폭발"
"생업 때문에 촛불 동참 못해…이렇게라도 하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박승희 기자 | 2016-12-10 15:09 송고 | 2016-12-10 15:14 최종수정
탄핵 가결 축하 떡볶이 무료나눔을 하는 상인들 © News1

"박근혜 탄핵 가결돼서 더욱 맛있습니다. 무료 떡볶이 드세요."

10일 오후 1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앞에서 '무료 떡볶이'를 홍보하는 멘트가 마이크를 통해 울려퍼졌다. 길을 오가던 시민들은 떡볶이 노점으로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앞서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10일 오후 1시부터 박근혜 탄핵 축하 떡볶이를 무료로 드린다"며 공약을 걸었다. 탄핵안이 가결되자 약속대로 홍대역 8번 출구, 신촌역 7번 출구, 신촌 애슐리 앞, 이대 정문 앞 노점상 등에서 일제히 떡볶이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탄핵 축하 떡볶이'를 개시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시민들은 줄을 서가며 컵에 담긴 떡볶이를 받았다. 추운 날씨지만 시민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는 이모씨(28)는 "탄핵이 가결된 이때가 바로 축제가 아니겠느냐. 떡볶이가 더욱 맛있다"며 "어제 회사에서 탄핵 표결 생중계를 보고 회사 사람들이랑 환호를 질렀다. 묵은 변비도 싹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를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서 왔다는 레나씨(33·여)는 "오늘 한국에 왔는데 TV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가결 소식을 봤다"며 "최순실과 베스트프렌드로 알고 있다. 광화문 집회도 아는데 갈 수 있으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떡볶이를 나눠주는 상인도 뿌듯한 모습이었다. 신촌에서 17년 동안 장사를 했다는 이숙현씨(56·여)는 "아침부터 나와서 준비했는데 시민들이 맛있게 먹으니 너무 기분 좋다"며 "박근혜 면회를 가게 된다면 떡볶이를 꼭 사식으로 넣어주고 싶다. 청와대에서 이런 것을 못 먹어봤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도 탄핵 축하 떡볶이는 불티나게 나갔다. 홍대 상인들은 애초 600인분의 떡볶이를 주문했으나 붐비는 시민들로 400인분을 추가로 주문해야 했다.

분주하게 떡볶이 국물을 섞던 상인 윤모씨(여)는 "사람들이 촛불을 다 들었는데 우리는 생업 때문에 동참을 못했다"며 "이런 방법으로라도 동참하고자 했다. 탄핵 가결이 됐으니 시민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마음을 같이 나누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떡볶이를 먹으며 친구와 함께 '인증샷'을 찍던 대학생 양연빈씨(19·여)는 "많이 맵지도 않고 딱 좋다"며 "탄핵이 가결돼서 너무 좋고, 친척동생이 7세인데도 '언니, 대통령은 왜 하야 안해'라고 묻더라. 어린애들이 보기에도 좋은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대 정문 앞 © News1

최순실·정유라 의혹의 불씨를 댕긴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도 축하 떡볶이 행렬은 이어졌다. 노점 앞에는 이화여대 학생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떡볶이를 홍보하고 있었다. 김모씨(24·여)는 "일부 이대 학생들도 노점상과 함께 연계해 박근혜 탄핵 가결을 축하하고 있다"고 웃었다.  

탄핵 축하 떡볶이 나눔은 오후 4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에 따르면 전체 3000인분의 떡볶이를 주문했으나 시민들의 호응으로 1000인분을 더 추가했다고 밝혔다. 부족한 재료들은 노점상끼리 서로 공수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원용 민주노련서부노점연합 지부장(51)은 "탄핵에 대한 자축이며 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밝혀서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니까 감사와 축하의 의미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점 연합이 조금씩 돈을 모아 비용을 마련했고 서로 시간을 쪼개 도와주고 있다"며 "우리 서민이 빡빡한 세상에서 '박근혜 탄핵 가결'로 서민들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선물한 거니까 이제까지와 다른 뒤바뀐 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줄 서 있는 시민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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