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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서 드러난 朴대통령-최순실 관계…"힘들때 곁 지킨 사람"

'40년 인연'…신뢰→배신감→절교 언급
가족보다 믿었던 사람 "마음으로 모든 인연 끊어"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6-11-04 15:42 송고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2016.1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른바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60)와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최씨에 대해 "오랜 인연을 갖고 있던 사람"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준 사람" "홀로 살면서 개인사를 도와준 사람"으로 소개했다.

실제 박 대통령과 최씨는 40년에 걸친 인연이 있었다. 1970년대 말 박 대통령은 고(故) 최태민 목사의 다섯 번째 딸인 최씨를 '구국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1979년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때였다. 당시 구국봉사단 총재였던 박 대통령을 최씨가 지근거리에서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한나라당 대표로 참석한 서울시장 선거 유세 현장에서 면도칼 피습을 당했을 때, 입원한 박 대통령을 최씨와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가 극진히 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남편이었던 정윤회씨는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의 핵심 보좌진으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지난 2014년 11월 '비서실세 문건파동'의 주인공으로 여론에 오르내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면서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즉 최씨를 자신의 가족보다 더 믿고 의지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런 최씨에게서 배신감을 느끼고 있음을 고백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 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면서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이번 '최순실 파문'이 최씨 개인의 위법 일뿐 '권력형 비리'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최씨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여기서 특정 개인은 최씨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책사업에 따른 여러 이권에 개입, 위법행위를 자행한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일부 기업인들이 '비선실세'인 최씨에게 줄을 대려다가 탈이 난 것을 '강제모금'으로 비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강제모금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선의’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면서 최씨와의 '40년 인연'의 절교를 선언했다.


birako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