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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하나은행 의혹에 독일 현지 한국 금융권도 술렁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6-11-03 15:18 송고 | 2016-11-03 15:50 최종수정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가 2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최순실 씨의 행적을 뒤쫓던 검찰 수사망이 금융권으로 좁혀 오자 독일 현지의 한국계 금융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정유라 씨 대출 특혜 의혹으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KEB하나은행 전 독일법인장은 며칠째 두문불출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독일 현지 한국계 금융기관은 KDB산업은행, 한국은행, 금융감독원(파견직 1명)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현대캐피탈, 보험사(1인 사무소)다. 교민 규모는 1만 명 안팎이며 비교적 한국계 금융권 인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조용했던 현지가 뒤숭숭해진 것은 정유라 씨의 평창 땅 담보 대출 특혜 의혹으로 당시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었던 L씨가 지목되면서부터다. L씨는 독일법인장 이후 지난 1월 삼성타운 지점장으로 복귀했다가 한 달도 안 돼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이 밝혀져 의혹이 증폭됐다. 

독일 현지 금융권 인사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친목 도모 차원의 모임을 한다. 10월 첫째 주에 마지막으로 만난 터라 당시 L씨가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독일 현지 관계자는 "동종업계 입장에서 눈치가 보여 서로 캐물어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곧 만날 예정이다, 다들 일손이 안 잡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L씨는 현지에서 '독일통' 또는 '유럽통'으로 불렸다. 책임자 직책으로 독일에 수년간 거주하고 법인장으로도 3년간 재직한 경험 때문이다. 당시 독일에서 근무했던 업계 관계자는 "현지 금융기관 사람들이 많지 않다, L씨는 사정을 잘 알고 있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며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했던 모습으로 기억하며, 당시에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유라 씨의 담보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낮았다는 추측과 그것이 특혜인지 단순 영업 전략인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이고 있다. 행여 검찰 수사망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조여올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다른 현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부터 최순실과 정유라를 직접 봤다는 후기만 무성하다"며 "불똥이 튈까 봐 다들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관련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L씨와 관련된 의혹에 완강하게 부인했다. 본부장 라인에 66년생도 있는 마당에 62년생인 L씨가 초고속 승진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도 합병 이후 옛 외환은행의 강점인 미주·유럽 지역의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지, L씨를 위해 급조된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19세란 어린 나이의 정유라 씨에게 보증신용장을 발급한 사례가 보기 드문 데다, L씨의 승진 절차가 특수한 사례인 것은 분명해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순실씨가 소유했던 더블루케이와 관련해 그가 잠시 몸담았던 삼성타운 지점이 회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씨는 본점에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업무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순실 이슈에 엮여 루머가 끝도 없이 양산되고 있다"며 "행여 문제가 있다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4일까지 KEB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마친다. 정유라 씨가 지난해 12월 보증신용장을 받고 24만유로를 대출받은 정황에 위법 사항이 없는지 가려낼 예정이다.


j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