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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제왕적 대통령' 탈피…'盧·DJ맨'으로 위기돌파?

'국정독주' 지적 朴, 국정투톱 盧·DJ맨 "변신"
대야·대국민 설득 통해 '진정성' 확인 과제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6-11-03 12:04 송고
박근혜 대통령은 3일 대통령비서실장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왼쪽),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내정했다.  (뉴스1 DB) 2016.11.3/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비상시국'을 맞아 책임총리 후보자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지명한데 이어 3일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내정했다.

우선 친박(親박근혜)과 측근 일색이었던 청와대·내각 구조에서 벗어나 과거 정부의 핵심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의 '선장'으로 발탁한 것은 대통령 리더십 상실로 인한 사실상의 '헌정 중단' 사태를 막아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개혁과 일본군 위안부·북핵 문제에 있어 이전 정권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국정독주로 '제왕적 대통령'이란 지적을 받아온 박 대통령으로선 국정의 투톱인 '노무현 사람' 김병준 총리와 'DJ 맨' 한광옥 비서실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큰 변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헌정·국정 중단'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엄중한 상황인식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2일 국민대 교수로서의 마지막 강의를 마친 후 "어떤 형태로든 헌정, 국정이 중단되고 붕괴되는 것은 안된다는 게 제 소견이다. 내가 (박 대통령의) 방패막이 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면서 박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한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이른 바 'DJ맨' 이자 호남 출신의 한 위원장을 발탁, 책임 총리와 분점된 국정을 긴밀히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띤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정부 출범때부터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역임한 '통합형' 한 위원장을 발탁해 국정 위기 속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전 주중대사, 원로자문그룹 '7인회' 멤버인 현경대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이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면서 청와대 인적쇄신의 취지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부담 속에서 비교적 중립적 인물인 한 위원장을 선택, 쇄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고심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총리 인선 과정에서 정치권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DJ맨' 이었다고는 하나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박근혜 정부와 임기를 함께 해온 한광옥 실장의 발탁은 '쇄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당장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野) 3당은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 달라며 '개각 보이콧'을 선언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2일) 박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국무총리와 일부 내각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국민이 더 분노하고 있다"며 "지금 이 난국을 풀어갈 핵심 키워드는 진정성과 소통"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발탁에 대해서도 야권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분은 대통령 말을 잘 듣는 인사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 대통령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도록 대통령을 똑바로 보좌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총리·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을 '국정주도권 장악' 시도로 보는 반면, 청와대는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권한이 강한 총리"라며 "국정공백을 막기 위한 대통령의 최소한의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는 또한 국회와의 협의가 부족했다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만약 야당이 거국 내각을 한다고 했으면 협의를 했을 것"이라며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어느 세월에 총리를 뽑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김병준 총리·한광옥 비서실장' 카드의 성공 여부는 야권에 대한 박 대통령의 설득과 소통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순실 국정위기'를 초래한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다시 한 번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birako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