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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농사, 밤엔 도박…270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일가족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6-10-24 08:28 송고 | 2016-10-24 17:30 최종수정
류씨 부부는 낮에는 수확한 농산물을 차량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을 돌며 은행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을 인출했다. 류씨 차량에서 발견된 호박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골 농가에서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72억원을 끌어모은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도박개장, 국민체육진흥법(유사행위의 금지 등) 위반 혐의로 류모씨(45) 부부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거나 피해금을 인출한 아들 김모씨(25)와 며느리 고모씨(25)등 일가족 3명이 함께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해 9월부터 올해 8월 24일까지 약 1년 동안 경북 구미시의 한 시골 농가에서 인터넷 게임물로 가장한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1개 대포통장으로 272억원 상당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판돈이 272억원 상당이며, 지난 한 해 동안 일가족이 벌어들인 부당이득은 최대 10% 수준인 27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사실혼 관계인 류씨 부부는 애초 주변인의 의심을 피하고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구미시 외곽에 있는 한 농가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류씨의 아내 박모씨(44)는 전남 완도에서 힘들게 어부로 일하던 전 남편의 큰아들 김모씨(25)와 간호사로 일하던 며느리 고모씨(25)를 끌어들여 해외 도박사이트 관리를 맡기고 군대에 있는 막내 아들(21)에게는 도박 수익금을 인출하도록 시켰다.

큰아들 부부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손주들을 데려와 함께 농가에서 생활하던 류씨 부부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야간에는 일가족이 교대로 전화를 받으면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수사기관의 추적이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입금된 돈을 인출했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 사이트는 게임물 등급위원회에서 정상 등급으로 심의받은 고스톱, 포커, 바둑이 게임이었다.

류씨 부부는 정상적인 인터넷 게임물을 도박과 연계해 실제로는 PC방이나 바둑기원 등 하위 가맹점이나 대리점을 통해 신원확인을 통과한 사람들만 이용하도록 치밀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하위 가맹점 역할을 담당하면서 바둑기원 손님에게 게임머니를 충전시켜 도박에 끌어들인 권모씨(58)를 입건조치하고 도박 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인출한 군인 막내아들의 경우 군부대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하고 보니 자식들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아 주지는 못하면서 오히려 자식들을 도박 사이트 운영에 끌어들였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게다가 농가에는 유치원을 다니는 어린 손주들도 생활하고 있어 고스란히 범행 현장에 노출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시골 농가에서 도심 사무실까지 생활 깊숙이 파고든 도박 사이트 운영을 확인하고 인터넷 도박광고 사이트를 중점으로 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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