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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잇단 '단톡방 성희롱사건'에도 처벌은 솜방망이"

실제 가담학생보다 적은 수만 처분할 가능성도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2016-07-13 14:57 송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학생회관에서 한 학생이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을 고발하는 대자보를 읽고 있다./뉴스1 DB ⓒNews1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하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대학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막상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의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전문가들은 단톡방과 같은 온라인공간의 특성상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징계처분 수위가 낮거나 실제 성적인 대화에 가담한 학생들보다 적은 수의 학생들에게만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이후 고려대, 서울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 발생한 서울대에서는 지난 11일과 12일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잇따르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와 인문대 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11일 학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서울대 인문대 소속 남학생 8명은 단체카톡방에서 여학생 수십명을 대상으로 약 6개월 간 성적으로 희롱하는 발언을 했다. 이들은 같은 반 동기를 몰래 촬영해 사진을 올리며 "박고 싶다"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배고프다"는 한 학생의 말에 동기 여학생을 거론하며 "먹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들의 단톡방을 통한 성희롱 사건이 알려진지 하루 만에 이 대학 소속 한 동아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성희롱 사건에 가담한 가해 학생들의 징계수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서울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조사가 끝나야 징계조치를 논할 수 있으며 징계수위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어 답변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대에서는 국사학과 축구 소모임에 속한 남학생들이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단톡방에서 여학생들의 사진과 실명을 거론하며 '가슴은 D컵이지만 얼굴이 별로다', '00대학교 갈 바에는 우리 가게 와서 몸 팔아라' 등 성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당시 국민대 단톡방에는 32명의 학생이 속해 있었으나 6명만이 징계 처분을 받는 것으로 그쳤다. 처분이 내려진 이들 중 2명은 '무기정학' 나머지 4명은 '근신' 처분을 받았다.

근신 처분을 받은 학생들은 약 4개월 간 학생지원팀에 매주 반성문을 제출했고 교내 성폭력·성희롱 상담센터에서 성폭력·성희롱 예방 교육을 이수했다.

하지만 언어 성폭력을 주도해 무기정학 처분이 내려진 학생 2명은 징계를 받았지만 학사 일정대로 졸업해 처분의 의미가 사라졌다. 이들은 모두 당해 졸업예정자였기 때문이다.

김경찬 학생지원팀 차장은 "학칙에 성적위조 같은 사유를 제외하고는 졸업을 제한할 만한 조항이 없고 졸업사정이 다 끝난 후에 이번 사건이 공론화 돼 이번 사건이 졸업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며 "학적부에는 '무기정학'으로 남을 것"이라고 국민대신문을 통해 밝혔다.

고려대에서는 교양수업 2과목을 함께 수강한 남학생 8명이 단톡방에서 1년 동안 여성을 상대로 음담패설 등 언어 성폭력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아 진짜 새따(새내기 따먹기) 해야 하는데',  '이쁜애 있으면 샷으로 x나 먹이고', '씹던 껌 성애자 단물 다 빠진 게 좋노' 등 여학생을 성희롱하는 대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고려대는 성희롱 사건 담당 기관인 양성평등센터와 인권센터 이외에 교무처, 학생처를 포함한 특별대책팀을 꾸려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은 학생징계사유 중 '성인권보호와 침해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이나 '학생신분에 벗어난 행동을 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학생'에 해당해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 관계자는 "현재 사건조사는 완료됐고 징계위원회 소집을 위한 일정조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징계위원회에서 학칙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의 징계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전담국선 변호사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얼굴을 대면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의 실질적인 의도를 다 알 수 없다"며 "단체 카톡방에 속한 사람들 다수가 성희롱적인 발언에 대해 방관한 것인지 동조한 것인지 확인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그런 점에서 사건에 가담한 사람은 많으나 실제 처벌받는 사람의 수는 적을 수 있다"며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표현을 정확하게 한 학생들 위주로 처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hjkim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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