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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째 주소가 3개인 광화문빌딩…정리 가능할까?

건물 1~11층 종로구·12층~20층 중구 관할…양측 모두 "절대 포기 못해"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2016-06-28 07:00 송고
동화면세점 전경 © News1 황기선 기자
최근 정부가 대규모 도시개발 등으로 자치단체간 관할구역과 주민생활권이 불일치한 지역에 대해 자치구 경계조정 사례를 발표하면서 수십년째 서울의 대표적인 경계조정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광화문빌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치구간 경계조정이 필요한 대표적인 곳으로 광화문빌딩을 꼽기도 했다.

28일 행정자치부와 서울 종로구, 중구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이 입점해 있는 광화문 네거리의 20층짜리 광화문 빌딩은 24년째 '종로구 신문로 1가 150번지', '종로구 세종로 211번지', '중구 태평로1가 68번지' 등 3개의 주소를 쓰고 있다.

당초 건물을 지을 때 건물주가 각 구의 경계선상에 있는 세 필지의 땅을 매입했기 때문인데 그 결과 이 건물은 층마다 다른 주소를 쓰고 관할하는 구청도 다르다. 건물 1층에서 11층까지는 종로구가, 12층에서 20층까지는 중구가 관할하고 있다. 대표주소는 땅 지분이 많은 종로구(신문로 1가 150번지)가 가져갔다. 

양쪽 구청 모두 광화문빌딩을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 건물에서 나오는 세수에 대해 어느쪽도 포기할 수 없고 설령 포기한다 해도 이를 보전할 마땅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으로 광화문빌딩에서 나오는 재산세는 건물 1억9000만원과 토지 6억5000만원 등 8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66%가 종로구가 나머지 34%는 중구가 가져간다. 종로구와 중구 관계자들은 "세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이 상태는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수십년째 '지자체간 합의'만 강조하며 손을 놓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역은 어떻게 편입시킬 것인지와 세수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자치단체간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구와 중구간 '자율적 합의'가 없으면 힘들다는 얘기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남산도 비슷하다. 팔각정과 봉수대 등 대부분은 중구 소속이지만 전망대와 레스토랑 등이 위치한 'N서울타워'는 용산구 소속이다. N서울타워와 팔각정 사이로 구 경계가 지나가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지난 15일 인천광역시와 인천 동구·남구·연수구·남동구간 자율적 경계변경 추진 사례를 발표했다.

단일 아파트나 건물 등이 2개 자치단체로 분리되거나 2개 자치단체에 걸친 도시개발 사업 등 생활권과 관할구역이 불일치하는 지역에 대해 관할구역 경계를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 남구와 연수구에 걸쳐 있던 옥골지구와 용현·학익지구는 도시개발 구역 경계를 기준으로 행정구역이 조정해 개발사업자와 주민의 불편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구와 남동구에 걸쳐 있던 KT인천지사는 행정구역을 남동구에 일원화해 지방세 신고와 납부 등 기업편의가 향상될 전망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전국에 자치구간 경계변경을 추진해야 할 지역들이 많다"며 "정부가 일일히 다 관여할 수는 없지만 큰 건물에 대해 합의 가능성이 있거나 당장 시급한 곳에 대해선 선정해 추진하려고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pj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