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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여신' 리사 랜들 "암흑물질이 공룡을 죽였다"

리사 랜들 '암흑물질과 공룡' 출간 기자간담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06-15 15:37 송고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리사 랜들이 14일 오후 고려대학교 LG-포스코 경영관에서 자신의 책  '암흑물질과 공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사이언스북스)


"암흑물질(dark matter)과 공룡은 좀처럼 함께 이야기되지 않는다.(중략) 하지만 우주는 정의상 하나의 개체이며 그 구성요소들은 이론적으로 모두 상호작용한다. (나는)암흑물질이 궁극적으로 공룡의 멸종에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암흑물질과 공룡' 6쪽)

2007년 미국 시사잡지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하나로 꼽은 미국의 저명 이론물리학자 리사 랜들(53) 하버드 대 교수가 책 '암흑물질과 공룡'(사이언스북스) 한국출간을 기념해 15일 오후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랜들 교수는 '암흑물질이 무엇인가'와 '이 가설로 설명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등을 밝혔다. 랜들 교수는 국내에도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2015) '이것이 힉스다'(2013) '숨겨진 우주'(2008) 등이 번역출간된 후 '물리학의 여신'이라고 불리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6600만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것은 암흑물질이었다'는 가설을 담아낸 '암흑물질과 공룡'은 랜들이 2014년 쓴 논문 '주기적 혜성 충돌의 방아쇠로서 암흑물질'을 발전시켜 만든 책이다. 책에서 랜들은 암흑물질이 우리 은하 원반면 근처에 또 하나의 원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총 물질의 23 %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전파·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X선·감마선 등과 같은 전자기파로도 관측되지 않으며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물질이다.  
 
랜들은 이 은하와 암흑물질이 각각 만들어낸 원반을 지구가 3200만년 정도의 주기로 통과하면서 태양계 끝에 있는 오르트 구름이 교란되어 혜성이나 소행성 같은 유성체가 태양계 안쪽으로 날아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3000만년에서 3500만년 주기로 지구에 대형 유성체 충돌사건이 일어났고 이것이 6600만년 전의 공룡 멸종을 야기한 칙술루브(멕시코 지명으로 이 지역에서 대규모 충돌흔적이 남아있다) 충돌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새롭고 존재증명이 힘든 '암흑물질'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랜들은 "나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믿는다"면서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을 때 이론이 세웠던 방정식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보다 새로운 물질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과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몸의 구성물질이 우주 전체 물질의 6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물질을 상정하는 게 그렇게 놀라운 가설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랜들은 또한 "암흑물질로 이뤄진 원반이 은하계에 존재한다는 가설이  기존 우주 이론과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암흑물질의 원반이 더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해 중력이 좀 더 높아져 물질이 튕겨나가거나 끌어당겨지게 된다는 정보가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랜들 교수는 "이론물리학자는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모델을 세우는 '모델 빌더'"라면서도 해답을 찾기 위해 매일 데이터와 씨름하는 과학자의 면모를 강조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우리는 물체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고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인류가 어디로 가느냐 등의 큰 질문보다도 매일 매일 주어진 데이터를 조합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데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랜들 교수는 '이 연구의 필요성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반드시 대중이나 정부에게 이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물이 당장 경제나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해도 과학자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연구한다. 디엔에이(DNA)와 관련한 연구는 오늘날 유전병과 불치병의 치료에 사용된다. 하지만 그 존재를 발견할 당시 기초과학자들은 그냥 그 존재에 대해 알고싶어 연구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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