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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평화협정'서 中 역할론 부활…韓 아웃사이더 되나

美-中, 사드와 안보리 대북제재 '딜'과 함께 북미 평화협정 논의 수면 위로
정부 "비핵화 먼저" 입장만 고수... 미-중 간 고공플레이에서 소외될 가능성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권혜정 기자 | 2016-02-25 16:30 송고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 AFP=뉴스1

중국이 북미 간 평화협정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북핵협상의 중재자 역할에 다시 나서는 분위기다. 평화협정을 둔 미·중 간 줄다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쥔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과 왕이 부장은 단발적이나마 북미 간 평화협정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왕 부장은 먼저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할 것을 미국에 제안했고, 이에 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협상에 응한다면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북미 간 평화협정은 북핵문제의 궁극적 목표지점이면서도 오바마 행정부 2기에 들어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적 인내'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왕 부장이 이번 미중 회동에서 평화협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이 기회에 북미 간 북핵협상 이슈를 띄워보겠다는 '작심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케리 장관의 답변은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기존의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확인된 다음 평화협정 논의로 들어가는 '스텝 바이 스텝'식 북미 간 협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순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북한이 협상에 나선다는 진정성이 확인된다면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는 어느 정도 병행될 수 밖에 없다 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때문에 이번 북미 간 회동에서 양측이 평화협정 논의를 한 것만으로도 일단 평화협정 논의 가능성은 열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미국 매체들은 최근 북한의 4차핵실험 전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논의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이미 보도했으며, 미 정부도 이같은 보도를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 외교 전문가는 "당장 평화협정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국이 북미 간 평화협정의 중재자 역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에 재차 확인됐다"며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평화협정 논의를 심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같은 해석에 민감해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된 질문에 "비핵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한미 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달라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번 미중 간 회동에서 미국은 중국의 대북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한 수 접어주는 사실상의 '외교적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탓에 사드배치 필요성을 최근까지 강조해왔던 정부의 입장은 궁색해지고 말았다.

이는 우리 정부가 '선 비핵화'입장만을 강조하다가는 자칫 향후 미중 간 동북아 판짜기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서 미국에게는 북한을 달랠 당근을, 중국에게는 북한을 압박할 채찍을 주문해야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당근을 다 버린 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칫 한국이 미중 간 논의의 아웃사이더로 취급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bin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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