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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왜 풀만 먹어도 덩치가 큰 걸까

반추위 미생물이 성장에 주요 역할… 영양소분해ㆍ단백질원 역할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6-02-01 16:53 송고 | 2016-02-01 19:06 최종수정
황소가 쟁기질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News1
황소가 쟁기질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News1

"이모, 소는 초식동물인데 왜 이렇게 뚱뚱해?"

올해 아홉 살이 된 조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 A(28)씨. 그의 조카는 한 시골마을을 지나다 목장을 보곤 질문을 던졌다. "아, 소가 풀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어서 그래." 말도 안 되는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위기를 모면한 A씨. A씨는 정말 궁금했다. '소는 풀만 먹는데 어떻게 저렇게 큰 덩치를 가지는 걸까.'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2년 출하된 한우 암소의 평균 무게는 564kg, 수소는 697kg이다. 한우보다 육중한 일본의 육우는 평균 몸무게가 755.7kg에 달한다. 키(높이)는 1.2~1.5m에 남짓하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몸무게를 자랑한다.

사람이 덩치를 키우려면 체계적으로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 근력운동을 하며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근육질 남성들이 닭가슴살, 달걀흰자, 소고기 등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다. 하지만 소는 사람과 다르다. 초식동물인 소는 풀과 곡물만 먹고도 거대하게 성장한다.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소가 풀과 곡물만 먹고도 체구를 키울 수 있는 이유는 반추동물(反芻動物)이기 때문이다. 반추동물이란 네 개의 위를 가진 동물로 되새김질(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음) 동물이라고도 한다. 반추동물은 위가 하나인 단위(單位)동물과는 다르게 혀와 입술을 이용해 음식물을 삼킨 후 되새김질로 소화하는데, 이 되새김질이 반추동물의 특징 중 하나다. 포유류 소목 중 낙타과·애기사슴과·사슴과·기린과·소과의 동물이 이런 특징을 가졌다.

이 반추동물의 또 다른 특징은 반추위(제1, 2위)에 사는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것이다. 바로 이 특징 때문에 소가 풀과 곡물만 먹어도 큰 덩치로 성장을 할 수 있다. 소의 네 개 위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선 미생물이 아주 큰 역할을 하는데, 이 미생물은 사람을 비롯한 육식동물의 위장엔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경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는 반추위의 미생물들이 소화와 영양분 섭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 연구사는 "전문가들은 흔히 소가 미생물을 먹고 큰다고들 말한다"면서 "반추위에서 자란 미생물들이 단백질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사는 위가 네 개나 되는 소의 소화과정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반추동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두 개인데, 하나는 풀이나 사료를 먹어서 생기는 영양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영양분을 먹고 큰 미생물"이라고 했다. 

반추동물인 소의 위엔 섬유소 분해 박테리아 등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그 미생물이 소가 먹은 음식물을 분해해 산물을 만든다. 사람이 소화를 할 때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지방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쪼개지는 것처럼 소의 반추위에 있는 미생물들이 이런 분해 역할을 위에서 먼저 해주는 것이다.

이 연구사는 "반추동물의 4위를 진위(진짜 위)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선 음식물이 분해돼 나오는 영양분과 생장한 미생물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한다"면서 "사람은 풀을 소화할 수 있는 미생물이 없기 때문에 풀의 영양분을 거의 흡수하지 못하고 배출한다. 하지만 소의 위엔 풀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살고 있고, 또 그 미생물이 단백질원이 돼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sun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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