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스포츠 > 축구

[올림픽축구] 수비지향적 스리백은 원톱 김현이 있어 가능했다

(도하(카타르)=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01-27 16:20 송고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사드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U-23 아시아 챔피언쉽 4강전 한국 대 카타르의 경기에서 한국의 스트라이커 김현이 3대1로 승리가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16.1.27/뉴스1 © News1 (도하(카타르)=뉴스1) 손형주 기자

짜릿한 승리로 끝난 카타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은 신태용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그간 다이아몬드 4-4-2로 대변되는 공격지향적 전술을 주로 사용했던 신 감독은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스리백 전형을 들고 나왔다.

포백라인 앞에 수비형MF 1명만 배치한 채 그 위에 5명의 플레이어가 공격에 주안점을 뒀던 다이아몬드 4-4-2 전형과 비교할 때 카타르전 3-4-3은 확실히 무게 중심이 뒤에 있었다.

선발 라인업을 기준으로, 3명의 센터백 송주훈-박용우-연제민은 물론이고 좌우 풀백 심상민과 이슬찬도 최대한 오버래핑을 자제한 채 수비적인 움직임에 신경을 썼고 2명의 중앙미드필더 황기욱과 이창민도 공격적인 역할보다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파이터형에 가까웠다.

공격은 최대한 스리톱에게 맡겼다. 적어도 전반전에는 원톱 김현을 중심으로 윙포워드로 나선 권창훈과 류승우 등 3명만이 최전방 싸움을 책임졌다.

패턴은 단순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김현의 머리를 보고 길게 때린 패스가 주를 이뤘다. 떨어진 세컨볼을 권창훈과 류승우가 노리거나, 좌우로 뿌린 패스를 권창훈과 류승우가 받아서 측면을 파고든 뒤 중앙에 있는 김현에게 연결하려는 노력이 병행됐다.

앞선 3명의 공격수의 임무는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 2선과 3선 동료들의 수비부담을 줄여줬다. 공격수들이 수비형MF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들거나 태클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다. 주로 공격을 해야하는 선수들이 수비도 소홀할 수 없었으니 힘은 들었지만 감내했다.

결과적으로 이 스리백 전술은 성공했다. 전반전 때, 겉으로 보기에는 카타르가 공격을 주도했기에 한국이 밀리는 양상으로 비춰졌으나 분명 노림수였다. 적극적으로 선제골을 노리던 카타르의 기세를 꺾어내 조급함을 유발시켰고 동시에 더 많이 뛸 그들의 체력을 소진시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몫을 해준 이가 최전방 원톱 김현이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사실 스리백을 경기 내내 가동하려 한 것은 아니다. 전반 15분에서 20분 정도 사용한 뒤 나중에는 포백으로 전환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속내를 공개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올 것이 자명한 경기 초반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임시방편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대로 유지시켰다. 잘 됐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김현이 앞에서 너무 잘 싸워줬다. 공격 숫자가 부족한데 결코 밀리지 않았다. 온몸을 던져 희생하면서 앞에서 버텨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립될 가능성이 높은 형태의 전술이었고, 그래서 상대 진영에서 공이 머무는 시간이 부족해지면 한국의 수비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원톱 김현이 일종의 '수비형 공격수' 역할을 해주며 팀의 고민을 덜어줬다.

실상 김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욕'을 듣던 선수다. 급부상한 황희찬과 비교되면서 적잖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그게 공격수의 숙명이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카타르전이 끝나고 만난 김현은 "내 자리가 그런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축구 생활이 10여년 남았는데 잘 이겨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성숙한 발언을 남겼다.

다 주연만 있다고 좋은 연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조연이 되어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지나가는 행인도 맡아야하며 또 누군가는 소품도 준비해 줘야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카타르전에서 김현은 아주 훌륭한 조연이었다. 수비 지향적인 깜짝 전술 스리백은 희생했던 원톱 김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lastu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