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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겪고도' 의사 가운 입고 외부 식당, 괜찮나요?

전문가 "감염 매개될 수 있어 절대 외출 안돼"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15-12-19 09:00 송고 | 2015-12-23 18:02 최종수정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A대학병원 근처의 한 음식점. 의사 3명이 가운과 이너웨어를 입은 채 식사하고 있다.© News1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A대학병원 근처의 한 음식점. 의사 3명이 가운과 이너웨어를 입은 채 식사하고 있다.© News1
지난 18일 서울 A대학병원,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의사, 간호사들이 문밖으로 나온다.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하는 이들은 병원 이름을 새긴 흰 가운과 간호사복을 입었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2·여)씨는 "시험 기간 공부하러 밤에 도서관에 갔더니 근처에서 의사 커플이 가운을 입은 채 데이트를 하는 것을 봤다"면서 "(위생상) 좋게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모(26)씨는 "메르스 사태 때 이동진료소 등이 설치되고 병원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의사들은 가운 입고 식당이나 카페에 가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A병원 옆 음식점에선 가운을 옆 의자에 걸어두고 파란색 이너웨어를 입은 채 식사하는 의사들, 대학병원 로고가 적힌 간호복을 입고 외투를 걸친 이들이 눈에 띄었다. 한 의사는 초록색 수술복에 흰 가운, 마스크를 쓰고 로비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환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환자복에 외투를 걸친 채 병원밖 편의점을 이용하고, 흡연구역에는 환자복을 입은 환자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의사의 가운이나 수술복, 환자의 복장은 양쪽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장구'다.
 
보건복지부가 2005년 만든 '병원감염예방관리지침'은 "입었던 가운으로 인해 주위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며, 처치 후 환자 병실을 떠나기 전에 가운을 벗고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수술복은 멸균사용 등 관리 규정이 더 엄격하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이모(25여)씨는 "병원 의사나 간호사 등 직원 외에도 신생아실이나 수술실 실습생들도 실습복을 그대로 입고 밥 먹으러 가기도 한다"며 "병원 안 카페나 편의시설은 다들 문제 의식 없이 이용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감염병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손준성 경희대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가운은 감염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입고 병원밖으로 나가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의사 가운에서 '내성균' 등이 발견됐다는 논문이 있고 실제 잘 관리되지 않은 가운은 균이 많아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대학병원 한 외래교수는 "원래 중환자실, 수술실의 경우 가운 반출입이 매우 엄격한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선진국의 경우 일반 진료시에도 일회용 가운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돈 문제로 수술실 등에서만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특히 수술복은 젖거나 오염된 경우 갈아입어야 한다' 등의 복장 규정이 있다"면서 "병원밖으로 수술복이나 가운을 입고 나가는 것에 대한 언급은 없는데 상식 수준에서도 입고 나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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