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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렉서스와 다른길…현대車 전략 통할까?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5-11-11 08:20 송고 | 2015-11-11 09:32 최종수정
현대자동차는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12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EQ900'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15.11.10/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는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12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EQ900'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15.11.10/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가 고급세단을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한 이후 첫 모델로 'EQ900(해외모델 G90)'을 10일 공개, 럭셔리 자동차 시장으로 본격 출격한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렸다. 현대차는 12월 출시에 앞서 이날 EQ900의 렌더링 이미지만 공개했다.

현대차가 고급세단을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시킨 가장 큰 이유는 기존 '현대' 브랜드와 차별화시켜 전세계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토요타의 '렉서스' 브랜드 전략과 맞닿아 있는 듯보인다. 그러나 현대차의 '제네시스' 전략과 토요타의 '렉서스' 전략은 여러 측면에서 대조된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는 1980년대 중후반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제조사를 아예 숨기고 마치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인 것처럼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만들었다. 또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전략을 폈다.

그러나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통합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사실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제네시스 모델을 담금질했다. 제네시스 모델을 통해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진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했고, 이를 위해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였다. 세계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제품력을 인정받자, 현대차는 이를 브랜드로 확장하기에 이른다. '제네시스' 경쟁력을 브랜드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한국에서 먼저 공개한 뒤 미국 중국 등 해외로 공략하는 모습도 일본차들의 브랜드 전략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일본차 메이커와 비슷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대차는 일본 메이커를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BMW, 벤츠 등 독일차가 경쟁대상이라고 단언했다.
 
현대자동차는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12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EQ900'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15.11.10/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는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12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EQ900'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15.11.10/뉴스1 © News1


◇일본 토요타 렉서스 진출 어땠나

하나의 자동체 메이커가 두가지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를 갖는 것은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다. 

렉서스는 "미국으로 수출하자(Let's Export US)"라는 말에서 이름을 땄다고 불릴만큼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모델이다. 토요타는 1983년 렉서스 개발을 시작해 1989년 미국에서 LS400 모델을 첫 출시했다. 최고의 정숙성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렉서스는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5년이 돼서야 일본에서 렉서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요타는 코롤라, 캠리 등의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여러 차례 진출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했다. '토요타는 싸구려'라는 이미지 탓에 현지 딜러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토요타는 미국시장 카드로 렉서스 브랜드를 꺼냈고 토요타의 색깔을 지운 채 렉서스를 키웠다. 

일본 메이커들은 1980년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전략으로 럭셔리 브랜드에 진출했다. 혼다는 1986년 아큐라를, 닛산은 1989년 인피니티 브랜드를 내놓고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모두 1980년대 중반이고 미국 시장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썼다. 

렉서스, LS600h(렉서스 제공)© News1
렉서스, LS600h(렉서스 제공)© News1


◇제네시스 "일본 메이커와 다른 길"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일본 메이커와 비슷하지만 지나온 길은 다르다. 현대차는 2004년 1세대 제네시스를 개발하면서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준비했다. 2008년 런칭한 1세대 제네시스는 성공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별도 브랜드로 런칭하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급차 시장이 위축됐고 복수의 라인업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세대 제네시스 출범 이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강판부터 엔진,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바꾼 새로운 제네시스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는 2013년들어 2세대 제네시스를 성공리에 런칭했다.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2015년 11월 제네시스를 별도의 브랜드로 만들어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뒤 첫 모델로 에쿠스 후속인 EQ900(글로벌 모델명 G90)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최고의 차로 손꼽히는 에쿠스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는 첫 신호탄이다. 

미국 진출을 위해 '토요타'를 숨기고 렉서스만 내세운 일본 메이커와 달리 한국 브랜드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더욱이 현대에서 키운 고급차인 에쿠스 후속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차는 에쿠스의 후속으로 G90를 내놓고 내년엔 2세대 제네시스 후속 모델인 G80을 출시한다. 이어 2017년 G70를 비롯해 SUV, 쿠페 모델 등을 내놓고 2020년까지 6가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검증된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모델을 현대에서 제네시스로 이전해 초기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럭셔리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상대로 독일 벤츠 S클래스와 BMW 7 시리즈 등을 꼽았다. 시대와 상황이 다른 만큼 독자적인 전략을 통해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대차의 야심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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