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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없는 탈북자는 아픈 친구 위해 장기기증도 못 하나"

탈북자 손하나씨, 신장 기증하려 했지만 한국에 가족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5-11-02 14:54 송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탈북자 손하나(48·여)씨, 주명희(40·여)씨와 함께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 기증 신청을 반려한 질병관리본부에 유감의 목소리를 전했다. 2015.11.2/뉴스1 © News1
"아픈 친구를 위해 신장을 기증하려면 북에라도 다녀와야 하느냐"

신장을 기증하려는 탈북자에게 한국에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질병관리본부가 신장 기증 수술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탈북자 손하나(48·여)씨, 주명희(40·여)씨와 함께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병관리본부의 결정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남으로 건너온 손씨는 주씨와 하나원에서 지내면서 같은 방을 쓰면서 알게 됐다. 이후 주씨가 당뇨병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손씨는 신장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건강 검진과 조직형 검사, 직장에 휴가를 요청하는 등 신장 기증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11월2일 수술 일자까지 예정해뒀지만 지난달 26일 질병관리본부는 수술 승인을 반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는 가족 동의가 없다는 것. 이에 손씨는 "가족이 모두 북한에 있는데 아픈 친구를 위해 신장을 기증하려면 북에라도 다녀와야 하는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손씨는 "하루빨리 명희의 건강을 되찾게 해주고 싶다"면서 "비록 혈연으로 엮이지는 않았지만 정으로 얽힌 자매나 다름없다"면서 질병관리본부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전했다.

이식대상자 주씨는 "수술 승인이 거부됐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큰 절망에 빠졌다"면서 "우리가 더는 고통받지 않도록 이번 수술을 꼭 승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장기이식법 제26조 3항에는 19세 이상의 성인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할 경우 가족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시행규칙 별지 제19호 서식에 가족동의란이 있기 때문에 동의를 받아야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은 "모법에도 없는 까다로운 고시를 통해 지나치게 신장 이식을 규제하는 것은 전반적인 장기기증 활성화에도 크게 저해가 되는 것으로 일종의 규제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법률 조항에는 기증자는 수혜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미성년의 경우에만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고 시행규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획실장은 "이들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것은 장기매매를 우려하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탈북자라서 편견으로 이런 일이 진행되는 건 아닌가'하면서 슬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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