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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오가며 칼을 휘두르는 마음으로 글 쓴다"

‘칼의 노래’ 김훈 작가, 제주서 북콘서트 개최

(제주=뉴스1) 현봉철 기자 | 2015-10-10 19:27 송고
10일 오후 제주시에 위치한 NXC 지하 1층 워크숍룸에서 열린 ‘제주 르네상스 북콘서트’에서 김훈 작가가 ‘난중일기와 칼의 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10.10./뉴스1 © News1 현봉철 기자
10일 오후 제주시에 위치한 NXC 지하 1층 워크숍룸에서 열린 ‘제주 르네상스 북콘서트’에서 김훈 작가가 ‘난중일기와 칼의 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10.10./뉴스1 © News1 현봉철 기자

“칼을 쓴다는 것은 물릴 수 없고, 휘두를 때마다 삶과 죽음을 오가는 것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칼을 휘두르듯 글을 쓰고 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67)이 10일 제주서 북콘서트를 갖고 난중일기를 통해 살펴본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 자신의 글쓰기 등에 대해 가감 없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학생 인재양성 프로그램 HRA(Human Renaissance Academy)를 운영하고 있는 ‘위즈덤시티’ 주관으로 열린 이번 북콘서트는 이날 오후 2시 NXC 지하 1층 워크숍룸에서 열렸다.

‘난중일기와 칼의 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훈 작가는 “이순신이라 하면 영웅정신, 리더십, 충성심, 전략가로 기억하고 있는데 칼의 노래에는 그보다는 그가 느꼈던 세상에 대한 두려움, 고독, 절망감을 중심으로 썼다”며 “난중일기의 놀라운 점은 무수한 디테일이었는데 이를 통해 그의 리더십이 정확한 숫자, 사실에 입각한 전략을 구상함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난중일기는 사상서가 아닌 전쟁 중 기록인데도 인간이 느끼는 번뇌와 그를 이겨내는 과정 등이 잘 쓰여 있다”며 “난중일기에 이순신 장군이 모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통곡을 한 사실을 ‘난 밤새 혼자 앉아있었다’고 썼는데 이 한 문장이 모든 감정을 표현한 천하의 대문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강연 이후 한국일보 주필을 지낸 김수종 제주국제녹색섬포럼 이사장과 문창재 내일신문 논설위원 등과 대담을 갖고 자신의 성장과정과 제주에 대한 생각, 글쓰기의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김 작가는 “제주는 우리나라 역사적 고통의 상당한 부분을 감내한 지역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 비극적인 역사가 깔려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난해한 느낌”이라며 “제주의 관광자원은 청정자연으로 개발과 보존의 대립이라는 것은 틀린 말로 보존만이 옳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작가는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현실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며 “우리가 난중일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과학과 사실에 입각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신문사에서 배운 글쓰기는 아직도 유효한 것으로 좋은 글은 과장이 없고, 수식어가 거의 없고, 단순명료하고, 남에게 이해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칼이라는 것은 휘두르는 과정에 적에게 나의 몸이 온전히 노출되고 물릴 수 없는 것으로 삶과 죽음을 오가는 것이다. 문장을 쓴다는 것도 칼을 휘두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한 문장 한 문장 칼을 휘두르듯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h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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