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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블프, 매출 늘었지만 불만도 많아 '절반의 성공'

백화점 3사 매출 23~36%↑…"정기 세일과 뭐가 달라" 소비자 불만 여전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박승주 기자 | 2015-10-04 13:38 송고
1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고객들이 몰렸다. 사진제공 = 롯데백화점 © News1
1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고객들이 몰렸다. 사진제공 = 롯데백화점 © News1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진정한 의미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탈출구가 될 것입니다."

유통가가 1일 시작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초반 흥행에 화색이다. 정부 기대대로 집객은 성공한 모양새다.

하지만 코리아 블프에 대해 준비 부족과 낮은 할인 행사라는 소비자 불만이 여전하다. 코리아 블프에서 기존의 백화점 세일행사와 메르스 탓에 대기한 소비 수요를 걷어내면 '속 빈 강정'이라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이다.

◇롯데百, 4년 만에 세일 매출 '두 자릿수' 신장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1~3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30% 대 신장했다. 3사 모두 패션부문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코리아 블프의 원조인 미국 블프가 파격적인 가전제품 할인가로 흥행을 이끄는 모습과 대비된다.

우선 롯데백화점의 신장률은 23.6%다. 세일 매출이 두 자릿수 대 신장률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구두가 62.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핸드백(42.1%), 아웃도어(28.8%)도 소비자의 구매세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27.6% 늘어났다. 여성의류가 32%로 신장세를 주도했다. 해외패션(21%), 잡화류(18.15), 남성패션(14.7%)도 고르게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이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두 백화점 대비 10%포인트 가량 늘어난 36.7% 신장세를 기록했다. 컨템포러리 의류 매출이 88.5% 뛰었고 주얼리 및 시계의 매출도 57.4%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사 모두 지난해 정기 세일을 진행한 상황에 비춰볼 때 '코리아 블프 효과가 있었다'는 공통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 초반이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코리아 블프가 내국인의 소비심리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표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블프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구매로 이어져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흥행 원동력은 메르스?…"코리아 블프, 집객효과 컸다"
    
1일 오후 광주 동구 한 백화점에 고객이 많지 않아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10.1/뉴스1 © News1 황희규
1일 오후 광주 동구 한 백화점에 고객이 많지 않아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10.1/뉴스1 © News1 황희규

하지만 코리아 블프 행사 자체만 놓고 보면 '진정한' 흥행 성공이 맞는지에 대해 설왕설래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기존의 정기세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유통가의 4분기 정기세일 할인율과 대동소이했다고 평가한다. 50~70% 할인품목도 이월상품인 경우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정부와 유통가가 2만6000여개 참여한 최대 행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탓에 행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 주민 최모(44·여)씨는 "큰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백화점에서 정기적으로 하던 세일과 다를 바가 없다"며 "신상품 가격을 대폭 낮춰야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백화점 밖'을 나서면 열기가 급냉하는 상황도 코리아 블프의 흠이다. 일예로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도 코리아 블프에 참여했지만 현장에서는 행사 내용에 대해 잘 모르거나 준비가 덜 된 경우가 많았다.

동작구 A편의점 점원은 "이번 달에도 전과 다름없는 행사를 하고 있으며 품목이 크게 늘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백화점의 매출을 보면 코리아 블프는 행사력 보다 메르스로 위축된 경기가 풀리는 효과나 시점에 기댄 측면이 커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6월 메르스 사태로 인해 역신장세를 겪은 이후 7~9월에도 1.5% 신장에 그쳤다. 이 기간 메르스로 지갑을 닫은 대기 수요가 백화점이 정기 세일에 돌입하는 10월에 대거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굳이 코리아 블프란 캐치프레이즈 없이도 어느 정도 집객이 가능했다는 것.

A사 관계자는 "코리아 블프의 가장 큰 효과는 집객으로 (백화점으로) 고객이 찾아온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행사품목뿐만 아니라 식당가, 비(非)행사 품목 등의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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