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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센터]한국판 '실리콘비치' 꿈꾼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경제 이끈다(5)]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
9개 스타트업 입주...문화와 기술, 사람과 사람, 일과 휴양 '연결'

(제주=뉴스1) 주성호 기자 | 2015-09-18 08:10 송고
 
 
"1대에 수천만원이 넘는 3D프린터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다음카카오의 도움으로 제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주도 토박이 길형준 대표가 2013년 1인 기업으로 설립한 두잉은 지난 8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자리잡았다. 두잉은 제주도 토속신화를 바탕으로 동화책 '신돌 스토리'를 출판하고 동화 속 캐릭터를 인형으로 제작하는 캐릭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을 때는 '두잉'만 입주해있는 상태였다. 이 센터는 최근 두잉 외에 8곳의 스타트업을 입주기업으로 선정했다. 입주기업으로 선정되면 6개월간 별도 비용없이 센터 사무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하면 6개월 더 사용할 수 있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입주기업 대부분은 제주도 고유의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창업하는 곳"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센터는 제주도의 풍부한 문화자산과 관광콘텐츠를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돌은 어디있수꽈?" 제주문화가 사업아이템
지난 6월 개소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들은 제주도의 자랑거리인 문화·관광 콘텐츠를 사업아이템으로 잡고 있다. 8곳은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스타트 단계이고, 두잉만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제주창조센터와 다음카카오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참가할 수 있고 금융·법률 전문가의 컨설팅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호 입주기업 두잉은 제주도 고유의 문화를 사업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길형준 두잉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문화콘텐츠로 가장 먼저 돌하르방, 그 다음으로 바다와 해녀 등을 떠올리는데 실제 제주도에는 1만8000여개의 신화가 존재한다"면서 "우리는 제주 고유의 신화를 바탕으로 각 마을에 분포된 300여개 신돌을 귀여운 캐릭터와 동화책으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두잉'이 개발한 동화책 '신돌 스토리' © News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두잉'이 개발한 동화책 '신돌 스토리' © News1


두잉은 센터내 공동작업실인 창조공방에서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신돌스토리'의 새로운 캐릭터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길형준 대표는 "우리같은 스타트업에게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3D프린터 사용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며 "센터 덕분에 제품 개발에만 힘쓸 수 있어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음카카오도 1호 입주기업 두잉의 판로개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음세대재단은 다문화 가정에 '신돌 스토리' 동화책을 제공하고 있고, 다음카카오는 제주지역에 '신돌 스토리' 캐릭터 매장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누구든 방문 환영"…열린공간 '창조카페' 마련

센터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창조카페는 외부인에게 개방된 곳이다. 제주센터 관계자는 "창조카페는 입주기업 외에 제주도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연결'을 강조하는 제주창조센터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층에 위치한 '창조카페'. 이곳은 입주기업 관계자 외에 일반시민들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사진제공=다음카카오) © News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층에 위치한 '창조카페'. 이곳은 입주기업 관계자 외에 일반시민들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사진제공=다음카카오) © News1


창조카페 벽에는 '어드벤처(Adventure)'라는 현판과 장작, 삽자루, 각종 캠핑도구 등이 걸려있었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트업의 정신을 기리고 입주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런 도구들을 걸어놨다"고 했다.

전 센터장은 "제주도엔 한달에 평균 1만명이 들고난다"면서 "방문자들은 외국인도 있고, 유명사업가나 연예인들도 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서 만나서 서로 교류한다면 많은 사업 아이템들이 쏟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센터는 이런 제주 방문자들에게 '열린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센터'라는 열린공간에서 교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제주의 문화와 관광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모일 것이고, 이 아이디어가 제주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래서 센터는 외국인과 타지 사람들을 위해 6개월 이상 머무를 수 있는 체류 프로그램도 현재 개발중이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전 센터장은 "체류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간 제주에 체류하며 스타트업과 연계해 서로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적 다양성이 높은 제주만의 방식으로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궁극적으로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센터장은 "제주도를 일과 휴양, 문화와 결합된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며 "백사장에 앉아 잔잔한 파도를 보며 개발자들이 코딩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한국판 실리콘비치'로 비상하기를 꿈꾸고 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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