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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노는 무명배우 남편으로 여길까봐 희곡 썼더니 상도 받고 ..."

작가로 변신한 배우 이철희 처녀작,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초연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08-30 15:45 송고 | 2015-08-31 12:46 최종수정
이철희 작가 겸 배우 (사진제공 그린피그) 


"아내에게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썼습니다. 퇴근한 아내에게 내가 오늘 이만큼 썼다고 매일 보여줬습니다."

이철희(37)는 결혼7년차 남편이다. 아울러 2000년 실험극단에 입단해 연기를 시작한 15년차 배우다. 그가 2013년 배역을 맡지 못해 집에서 살림을 맡아야 했다. 그는 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글을 쓰거나 배워본 적도 없었지만 무작정 희곡을 써서 아내에게 바쳤다.

아내는 서울까지 출퇴근 이동시간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경기도 파주시 신혼집으로 돌아왔다. 젊은 부부는 그가 온종일 쓴 글을 소리 내 읽고 느낌을 말해주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이철희는 아내의 조언을 참고삼아 희곡을 고치고 또 썼다. 희곡 '조치원해문이'는 아직 아이가 없는 젊은 부부 사이에서 그렇게 태어났다.

무명배우의 처녀작 '조치원 해문이'가 2014년 제4회 벽산희곡상 대상을 받았다. 벽산희곡상은 기성과 신인을 구분하지 않는 상이다. 이를 계기로 연극 '조치원 해문이'가 오는 9월13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초연되고 있다. 이철희는 연극에서 주인공인 햄릿역을 맡았다.

이철희는 개막일인 지난 28일에 만난 자리에서 "연극 '조치원 해문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충청도 조치원읍 토박이 '이해문'으로 개작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 고향이 충북 옥천이고 어머니는 충남 광천이 고향이다. 충청도 사투리는 어릴 때부터 들었기 때문에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극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가 세종특별자치시로 변경됨이 확정되던 2012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땅값이 끝도 없이 올라 주민들을 흥분시켰던 사회적 현상을 통해 비치던 물질과 권력의 욕망을 풍자로 풀어낸다.

이철희는 작품을 쓰고 직접 연기하는 고충과 새로 배운 점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연습해가는 과정이 너무 부끄러웠다. 초반에 독회하면서 몇 주 동안 힘들었다"며 "배우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만 연극을 바라보기 쉬운데, 이번 작품을 쓰고 출연하면서 모든 사람 것을 보게 되는 그런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초연이지만 원작 희곡과 다른 부분이 있다. 이철희는 "극중극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원래 심청전을 마당극 형식으로 넣었다.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가 용왕에게서 해구신(물개의 성기)을 얻어와 심봉사에게 먹이는 내용인데 연출이 햄릿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셰익스피어로 바꾸니까 훨씬 좋다"고 말했다.

박상현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역동적이면서 코믹한 씨름판, 초혼과 치유의 굿 등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장면으로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연출의 글에서 그는 "햄릿의 초점은 권력과 치정이지만 '조치원 해문이'는 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권력도 돈에 못 당하는 세상이다. 이 공연은 우리의 참모습을 바로 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조치원 해문이'에는 이영석, 김정호, 김문식, 정나진, 최지연, 박경찬, 이동영, 이철희, 이필주 등이 출연한다.

가격 1만~3만원. 문의 (070)8276-0917.

연극 '조치원해문이' 공연포스터 (사진제공 그린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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