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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날개' 떼는 SK컴즈…'싸이월드' 명성 되찾을까

'종합엔터' IHQ, '네이트'에 미디어 콘텐츠 결합…'네이트TV' 나오나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5-08-28 15:01 송고 | 2015-08-28 15:30 최종수정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 News1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 News1


국내 3위 포털 '네이트'를 운영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 IHQ에 매각되자, SK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SK컴즈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HQ는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까지 확보한 상태라 사명에서 'SK'를 떼고 사업포트폴리오를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HQ는 10월 1일자로 SK컴즈의 주인이 된다. SK컴즈의 모회사로부터 1705억원을 주고 SK컴즈 지분 51%를 사기로 한 것이다. 대신 SK플래닛이 IHQ 지분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8.5%를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SK플래닛은 SK컴즈 지분 64.5% 가운데 51%만 IHQ에 매각하고 나머지 13.5%는 계속 보유할 예정이다.

◇"SK컴즈, SK 떼어내고 사명변경 검토중"

IHQ는 현재 SK컴즈 사명 변경을 검토중이다. SK컴즈는 SK그룹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회사명에서도 'SK'가 떼어질 가능성이 높다. IHQ 관계자도 27일 "우리가 경영권을 확보했고 SK그룹과도 이제 지분관계가 정리됐기 때문에 사명에 SK를 넣을 이유가 없다"면서 "현재 사명 변경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SK컴즈 사명을 바꾸지 않으면 SK그룹에 매년 로고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IHQ는 이번 지분교환이 자신들이 보유한 콘텐츠와 SK컴즈의 포털 '네이트'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에 영화·드라마·음반 제작까지 담당하는 IHQ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현재 배우 김우빈, 장혁, 김유정, 김소현, 가수 박재범 등이 소속돼 있다.

IHQ 소속 배우 김우빈 © News1
IHQ 소속 배우 김우빈 © News1


◇콘텐츠와 플랫폼의 결합…'네이트TV' 나올까

IHQ는 지난 3월 씨앤앰의 자회사인 씨유미디어와 합병하면서 '매니지먼트-콘텐츠제작-채널'로 이어지는 미디어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여기에 포털 '네이트'까지 결합되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는 것이다.

IHQ 관계자는 "현재 연예방송 산업에서도 모바일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제작한 콘텐츠를 방송미디어와 결합시키고 포털과 모바일앱을 통해 내보내면 분명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IHQ가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이나 웹드라마를 보여주는 '네이트 TV(가칭)' 출현 가능성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이미 미디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인기 프로그램을 짧은 클립 형태로 보여주는 TV캐스트를 운영중이고, 다음카카오는 카톡에서 TV 다시보기, 스포츠 생중계 등을 지원하는 '카카오TV'를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트가 네이버와 다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영상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이번 매각을 계기로 네이트가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HQ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MCN(멀티채널 네트워크) 사업진출도 가능하다. BJ가 등장하는 1인방송 형태의 MCN은 현재 IT업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신사업 분야다. 네이버가 글로벌 스타 라이브 동영상 '브이'를 지난달 선보였고 다음카카오도 다음tv팟을 통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프리카TV와 판도라TV도 각각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손잡고 MCN 사업을 준비중이다.

◇'원조 SNS' 싸이월드, 저력 되살아날까

SK컴즈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업계 주력기업으로 손꼽혔다. 무엇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조 '싸이월드'를 세계 최초로 서비스한 데다, PC메신저 '네이트온'으로 시장을 재패한 바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인터넷 메신저 '네이트온'(사진제공=SK컴즈) © News1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인터넷 메신저 '네이트온'(사진제공=SK컴즈) © News1


하지만 2011년 터진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떠나면서 SK컴즈는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게다가 한발 늦은 모바일 대응도 SK컴즈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메신저 시장에서는 카톡에 추월당하고 SNS 시장에서는 외산 페이스북에 밀려나고 말았다.

2010년 2426억원에 달했던 SK컴즈의 매출액은 2012년 1971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는 939억원까지 추락하며 2년새 반토막이 났다.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터진 2011년부터 현재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다. 2013년 영업손실 448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59억원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올 2분기에도 19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네이트의 페이지뷰(PV) 시장점유율은 4.5%에 불과했다.

그러나 '네이트온'은 여전히 462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이용자가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카메라앱 '싸이메라'는 글로벌 누적다운로드가 2억건이 넘어서는 등 전세계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미디어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IHQ와의 시너지가 어떻게 발휘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반전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SK그룹과는 결별하게 됐지만 SK플래닛이 IHQ의 2대 주주가 되는 것이니 SK와의 협력 기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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