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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회영의 80세 손자가 '생전 이루고 싶은 2가지'

[인터뷰]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 "3.1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임시정부 기념관 세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5-08-09 09:45 송고 | 2015-08-11 09:08 최종수정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 © News1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 © News1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는 '조선상고사' 총론에서 이렇게 적었다. 여기서 '아(我)'는 우리 민족을 뜻한다. 우리가 기록하는 역사라면 당연히 우리 민족정신이 중심이어야 한다.

이종찬(80) 우당장학회 이사장은 그러나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동북아역사재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북아역사재단이 동북공정과 일본의 식민사관을 대변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적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4선 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과 민자당 대통령 후보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 정치 원로다. 하지만 그 이전에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다.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인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이 그의 작은 할아버지다.

우당 가문은 11대조인 임진왜란 극복의 1등공신 백사 이항복 이래 10명의 정승을 배출한 조선의 손꼽히는 명문가다. 조선이 독립을 잃자 우당을 비롯한 6형제는 현재 가치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문의 전 재산을 처분해 온 가족이 만주로 망명했다.

우당은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항일무장 독립투쟁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와 민족 정신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 우당의 손자인 이 이사장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내 나이가 80인데, 생전에 2가지 일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고대 역사를 바로 세워 우리 민족 정체성 확립해야"

 © News1

"그 중 첫번째가 고대 역사를 정립해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역사가 사라지고, '기능주의'적인 국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일맥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정체성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대 역사부터 올바르게 세우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식민사학 해체 국민운동본부'의 이사장을 맡았다.

'고대 한사군이 요동이 아닌 한반도 안에 있었다'라든가, '기원전 1~3세기 한반도 남부에 진한 변한 마한 등 삼한 소국이 우글댔다'는 등의 일본 식민사관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동북아역사재단이 식민사관을 대변하는 내용을 담은 영문 책자를 발간하고 해외 공관에 비치하는 등 이적행위를 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나왔지만 유야무야되며 제대로 시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우리 민족사에서 없애려는 작업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제대로 대응해야 합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역사 방어는 썩었습니다. 식민지를 미화하면 우리 민족의 정신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우리 민족의 역사를 올바르게 세우는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에 기념물과 임시정부 기념관 만들어야" 

이 이사장이 고대역사 바로 세우기 이상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일이 있다. 그가 생전에 꼭 이루겠다고 세운 또 하나의 목표는 바로 '3.1운동 100주년 기념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의 건립이다. 최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2019년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3.1운동을 단순히 일제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으로만 봐서 안 됩니다. 3.1운동 독립선언서에는 우리 민족정신과 함께 기존의 왕정이 아닌 민주공화정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3.1혁명'으로 불러야 합니다."

설명이 이어졌다. "3.1운동의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그해 4월 임시정부가 만들어졌습니다. 헌장 1조에 '민주공화정'을 명시했고요. 임시정부의 민주공화정이라는 정신아래 이동휘 여운형 이승만 김구 안창호 신채호 등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독립운동가들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100주년 모뉴먼트(기념비)를 만들어 이들을 거기에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약산 김원봉 등 월북한 좌익 독립운동가부터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까지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정을 만드는 데 기여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념비에 다 적자는 것입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민주공화정의 정신에서 우리 민족의 자주정신과 정통성을 찾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좌우이념 대립에 따른 남남갈등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이미 '왕조'가 된 북한을 민족적 정통성으로 품어 안을 수 있고요. 설사 김정은이 무너지더라도 북한이 우리나라의 품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민족적 정통성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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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광복 70주년'이라는 1회성 이벤트 이전에 보다 영구적인 것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말로만 하면 잊혀지니 3.1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임시정부의 기념관을 만들어 우리의 민족정신을 후손들이 새길 수 있도록 하자"라고도 했다.

"지금까지는 외세에 의해 주로 좌우된 '원심력의 역사'였습니다. 이제 구심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 출발을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민주공화정 정신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는 또 "3.1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임시정부 기념관을 독립문이 있는 곳에 세웠으면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독립문이 있는 자리는 원래 조선시대 중국 사신이 오면 나가서 절하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독립문을 세운 것이지요. 또 통일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기념비와 기념관을 세워 민족의 성지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통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요."

3.1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에는 막대한 예산이 든다. 이 이사장은 따라서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의 호응이 확산되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설득할 생각입니다. 2019년이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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