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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실명제…2012년 '위헌'·2015년 '합헌' 갈린 이유는

2012년 정통법상 실명제 "표현의 자유"…2015년 선거법상 실명제 "공정성 확보"
"선거기간 정치적 익명 표현 더욱 보장돼야" 반대·비판 의견 분분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15-07-30 17:47 송고
박헌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헌법재판소가 30일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실명확인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선거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이용자수가 일정 수준을 넘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쓸 때 반드시 실명인증을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등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본인확인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법이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 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와 달리 공직선거법상 실명확인제는 선거상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헌재는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은 인터넷언론사로 하여금 선거운동기간 중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글이나 영상 등이 올라올 때 이용자의 실명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선거운동기간 중 왜곡된 정보가 인터넷언론사 게시판 등을 통해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언론사의 공신력 등이 이런 현상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경우가 많고 부당한 선거운동이나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으로 선고의 공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막고 선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므로 실명확인조항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선거기간 중 익명표현을 보장할 만큼 우리의 선거문화 수준이 높은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냈다.

헌재는 "우리 선거문화가 정치적 표현행위를 무조건 전면적으로 허용해도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 수준에 와 있는지,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뒷받침되는지 의문"이라며 "사조직과 혈연·학연·지연 등을 이용한 불법선거, 여론조작, 금권선거 등 폐해가 잔존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명확인조항은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특성을 고려해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개인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실명제가 재판권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이 났던 반면 이번 합헌 결정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찬반이 팽팽하게 나뉘었다.

이정미·김이수·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오히려 선거라는 특수성 때문에 익명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재판관 등은 "표현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이라며 "정치적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권력을 비판할 수 있게 하려면 익명 표현이 자유롭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게시판 등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익명표현을 규제할 경우 국민은 자기 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된다"며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켜 민주주의 근간인 자유로운 여론 현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한 선거를 해치는 악의적 의사표현은 정치·사회적 상황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지 익명표현을 허용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선거기간 중 인터넷실명제 폐지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헌재의 결정에 대해 "헌재 역사에서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선거기간 중 인터넷실명제 등으로 후보자에 대한 자유로운 검증과 비판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거나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참여와 표현의 자유를 극히 제한하고 통제하는 기제로 악용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이공의 박주민 변호사도 "선거기간이란 특수성은 익명의 정치적 표현을 더 보장해야 할 시기"라면서 "이와 반대로 헌재는 오히려 더 가중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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