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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서 '성소수자 축제'…대규모 반대 집회도

오후 5시부터 을지로-퇴계로-소공로 일대 퍼레이드, 경찰 5000여명 배치
보수 기독교 단체들 곳곳서 예배·집회…"남자며느리 NO" 등 구호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양새롬 기자 | 2015-06-28 16:56 송고
2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각 부스를 돌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각 부스를 돌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행사가 진행중인 서울광장 일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8일 서울광장에서 '2015년 제16회 퀴어문화축제'의 마지막 날 일정으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번 축제는 서울의 중심인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단체가 단독으로 여는 첫 행사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는 오전 11시부터 1부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오후 2시30분부터 2부 개막무대 순서로 이어졌다. 폴리스라인에 둘러싸인 광장 내부는 여느 축제의 현장처럼 여유가 넘쳤다.

오전부터 진행된 부스 행사에는 100여개의 단체와 기업에서 참가했다.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와 패션 브랜드 '아메리칸 어페럴', 구글코리아 등도 부스에 참여해 각각 비누와 티셔츠, 에코백 등을 판매했다.

각 브랜드들은 "판매 수익을 성소수자를 지원하는 단체에 후원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의 주한대사관에서도 부스 행사에 참여해 성소수자들을 지지했다. 노동당 성정치위원회와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각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등도 부스를 차렸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도 이날 오후 2시40분쯤 서울광장 축제현장을 찾았다.

2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외국인이 대형 무지개 깃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8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외국인이 대형 무지개 깃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부 개막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후 2시30분쯤부터 무대 주변에 참가자들이 늘어났다. 풍물패 '바람소리'와 '소리로 담근 술'의 풍물 공연으로 포문을 연 개막무대 행사는 댄스팀과 밴드 등의 다양한 무대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잔디밭 곳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주말 오후의 여유를 즐기거나 비눗방울을 불고, 무지개색깔 꼬리로 장식된 연을 날리며 축제를 만끽했다.

이날 축제를 찾은 시민 김모(20·여)씨는 "SNS에서 축제 홍보글을 보고 지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됐다"며 반대 집회에 대해서는 "저들은 왜 굳이 혐오를 알려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이날 축제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는 김모(23·여)씨는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할 시간도 모자란데 굳이 저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노선이(33·여)씨는 "문화 축제여서 재밌게 즐기고 놀려고 왔다"며 "일요일이면 애들도 같이 움직여야 하니까 함께 소풍가는 기분으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단위로 오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주변에 퀴어 친구나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 거부감이 없다"며 "남편과도 결혼 전에 퀴어퍼레이드를 함께 다니곤 했다"고 덧붙였다. 노씨의 두 딸들은 비눗방울을 날리며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서울도서관 계단 앞에서는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대집회가 한창이었다. 도서관 앞쪽에서 반대집회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던 박모(25)씨는 "오늘은 좋은 날이지만 그냥 힘이 빠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주변의 외국인들을 가리키며 "저 사람들이 보기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한심하게 느껴지겠냐"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서울광장에 5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조장 중단 촉구 교단연합예배에서 기독인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8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조장 중단 촉구 교단연합예배에서 기독인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15.6.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편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대한문 앞과 을지로 일대에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대집회도 곳곳에서 열렸다.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조장 중단 촉구 교단연합예배 및 국민대회'에는 한국교단연합 등 경찰 추산 4000여명이 모여들었다.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 집회는 식전행사와 예배, 국민대회, '생명-가정-효 페스티벌'로 순서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동성애는 도덕과 신앙, 한국 전통에 어긋난다"고 설교하는 목사의 발언에 맞춰 연신 "아멘"하고 외쳤다.

대한문 외에도 서울 광장 주변에 반대집회를 위해 약 1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었던 것으로 유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는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북과 장구 등을 동원하고 "예수, 예수"라고 외치는 구호와 함께 성경 구절 등을 외쳤다.

북에는 '동성애 동성혼 결사반대'라고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작은 태극기들을 꽂아두었다. 한복입은 신도들이 구호에 맞춰 북을 두드렸다.

서울도서관 계단 앞에는 "돌아와 기다릴게", "남자며느리 NO", "탈 동성애를 돕는 것이 진정한 인권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20여명이 늘어서 손을 앞으로 뻗고 "물러나라"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퀴어퍼레이드(행진)를 진행한다.

이번 축제의 중심 행사인 퀴어퍼레이드(행진)는 역대 최장 코스로 진행되며 오후 5시부터 약 1시간30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2가, 퇴계로 2가, 회현사거리, 소공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약 2.6km)로 진행된다.

올해 공식 슬로건인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 깃발과 다양성의 상징인 레인보우 깃발을 선두로 세워 서울광장 주변을 돌 예정이다. 주최측은 퍼레이드 예상 참여인원을 3만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행진에서의 충돌 우려에 대해 "현장에서의 충돌과 진행에서 빚어지는 마찰 등 현상은 지난해 열린 행사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오늘 현장에서는 경찰과 인권침해감시단이라는 시민단체의 협조 아래 돌출행위와 충돌을 막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양측의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광장 일대 등에 기동대 60개 부대 4800명과 여경 2개 제대 60여명, 교통 3개 중대 240명 등 총 5100여명을 배치했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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