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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공존" 외친 수의사, 동물 질병 치료 새 패러다임 제시

'평화와 생명 동물병원' 박종무 원장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5-05-17 09:00 송고
박종무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원장이 17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자신의 병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5.17/뉴스1 신웅수 기자 © News1
지구상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존재 의미가 있다. 이 생명들은 생태계 내에서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은 생명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무시하고 스스로 우월한 존재라고 여기며 다른 생명을 폭력적으로 대한다.

이런 폭력성에 경종을 울리며 생명 존중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수의사가 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박종무(49) 원장.

대학을 졸업하고 20여년 동안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 원장은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는 일 외에 인간에 의해 상처받는 동물들을 위해서 여러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에서는 의료봉사대장을 거쳐 이사로 참여 중이며, 학교 등 여러 곳을 찾아다며 생명 존중의 가치를 설파한다.

또 '해를그리며'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태양 아래 사람이 머무는 풍경'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행복하게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글쓰기와 사진 작업도 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이데올로기로 세뇌된 인간은 경쟁과 승리가 당연한 가치라고 여기지만, 자연의 법칙은 공존이며, 이 지구는 공존을 위해 서로 부단히 돕는 시스템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의 생각과 의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런 박 원장의 생각은 지난해 그가 펴낸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리수출판사)에 잘 담겨 있다.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생명, 공존, 생태 이야기'란 부제의 이 책에서 그는 '공존'이란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왜곡된 우리 현실을 낱낱이 파헤치면서 생명, 공존, 생태계 이야기와 잘못된 우리의 생명 구도 인식을 바꾸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공존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제도나 법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선 다른 생명들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생명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공존의 출발임을 역설한 그가 그동안 수의료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동물 질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박 원장은 이달 초 출간한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리수출판사)에서 건강한 먹거리와 자연주의 치료법을 강조한다. 아토피에 대한 기존 서양의학과는 다른 접근이다.

수의사이자 국제아로마테라피스트(ITEC)로 활동중인 박 원장은 자연주의, 홀리스틱, 전인주의 관점으로 개 아토피를 진단한다.

끝없이 재발하는 아토피로 인해 고통받는 개와 지쳐가는 보호자를 수없이 본 그에게 개 아토피는 오랜 숙제와 같았다. 치료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고, 권위자의 세미나를 놓치지 않는 등 열정적으로 노력해왔으나, 매번 세미나의 결론은 "아토피는 완치될 수 없는 질병이므로 평생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서양의학이 아닌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았다.

치료는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원인을 알고 제거한 후에 자연치유력과 면역력 회복에 집중한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일상의 건강을 되찾는 것. 이를 위한 처방은 결코 특별한 것이 없다. 방부제와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사료 먹이지 않기, 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면역억제제 사용 줄이기, 친환경적인 주거환경 조성, 그리고 당장의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천연 아로마테라피 사용 등이다.

"아토피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물질에 대한 예민 반응이자 일종의 경고입니다. 신체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거나 생명에 위협을 미칠지도 모르는 것들이 들어오면, 중요 신체 부위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어느 정도 손상을 받아도 무관한 기관에 질환을 가두려고 시도합니다. 주요 장기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피부와 귀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장기이죠. 이렇게 나타나는 아토피 증상을 약으로 없앨 수는 있지만, 경고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차단할 경우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종무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원장. 2015.5.17/뉴스1 신웅수 기자 © News1

야생동물 중에는 아토피를 앓는 동물이 없다. 사람과 사람이 키우는 동물에게만 아토피가 있다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박 원장은 개 아토피의 발생 시기를 1980년대 이후라 지목하며, 개 아토피를 '환경병'이라 말한다. 1980년대부터 대량생산되는 사료를 먹이기 시작했고, 우리의 주거 환경도 아파트 문화로 바뀌었으며, 대기오염 등 환경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혹자는 개 아토피의 원인으로 미생물, 진드기, 단백질, 유전 등을 거론하지만, 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1980년대 이후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과도해지면 아토피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요. 그럴 경우에도 퇴치에 앞서 이를 과도하게 만든 원인에서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박 원장은 개 아토피 개선을 위해 먹거리에 집중한다. 언젠가부터 개를 키우는 보호자에게는 '개는 사료를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지금 유통되고 있는 사료가 과연 믿고 먹일 만한 것인지 강한 의문을 던진다.

사료 포장지를 보면 위생적으로 느껴질 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영양성분 표기로 신뢰를 주지만, 과연 내용물이 개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GMO 옥수수로 키워지는 공장식 축산의 닭과 소·돼지, 농약과 화학비료로 키워지는 채소 등 친환경적이지 않은 원재료와 다양한 첨가물들은 결코 개의 건강을 위한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꾸준히 몸속으로 들어오는 독소들로 인해 개들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은 무력해진 상태다. 박 원장은 개 아토피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먹거리를 건강한 것으로 바꾸라고 제안했다.

이는 개 아토피의 원인을 알 수 있는 시작이자, 자연치유력과 면역력 회복을 위한 바탕이기 때문이다. 개 아토피를 앓고 있는 대부분의 개는 먹는 것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고 한다.

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사료의 대안으로 수제 사료와 수제 간식을 제안한 박 원장은 보호자가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진 경우라면 직접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먹거리를 바꾼다고 해도 개를 괴롭히는 당장의 가려움은 진정시켜 줄 필요가 있다. 가려움 억제를 위해 대증요법에서는 흔히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항생제를 처방하지만 장기간 사용했을 때 면역력 저하나 항생제 내성, 간이나 신장 손상 등이 뒤따른다.

때문에 천연의 해결방법을 찾고 싶었던 박 원장은 ITEC 자격을 취득해 천연 아로마테리피로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연구를 해왔다.

대학원에서 생명윤리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박 원장은 동물들의 기본권은 인간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바로 "자기 생명을 다할 때까지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생명은 35억년이라는 역사를 거쳐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사는 것도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도록 진화해 온 것이죠. 그런데 유독 사람들과 사람이 사육하는 개들은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뭔가 잘못되었기 때문인데, 모든 생명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연치유력과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병들게 하는 원인만 제거해주면 생명은 스스로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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