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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p와 2배…진실게임된 국민연금, 다른 시각 다른 해법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 2100년 이후 유지 가정해 전망치 내놔
야당, 기금 고갈 2060년을 원상복구하는데 보험료율 1% 인상 강조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05-05 21: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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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여야 합의에 대해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야당이 연일 다른 전망치를 쏟아내고 있다. 양측이 내놓은 수치가 워낙 큰 차이를 보여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다.

복지부는 소득대체율 50%로 올리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2배 이상인 18.8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이 2100년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을 가정한 재정 추계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소득대체율 인상으로 기금 고갈 시점이 2056년으로 4년 앞당겨진 것은 맞지만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01% 포인트 올리면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들에게 큰 부담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대체율 논란에 대해 복지부는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해 해법을 내놓는 반면 야당은 당장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양측의 문제의식과 시각이 다르고 전혀 다른 해법이 나오다 보니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보험료율 2배 올려야" VS "1.01% 포인트 올리면 충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의 가장 표면화된 쟁점은 실제로 보험료율을 2배로 올리는 것이 맞느냐다. 이런 주장은 보건복지부에서 나오고 있다.

문형표 장관은 지난 2일 정치권이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도출하면서 소득대체율을 10% 올리기로 합의한 것이 알려지자 여야 원내대표를 찾아 "보험료 부담이 현행 9%의 2배인 18%까지 올려야 한다"며 강력 항의했다.

문 장관의 이 같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연금기금이 2100년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을 가정해 최대한 필요한 국민 부담분을 언급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3일 발표한 명목소득대체율 자료에서 기금 고갈 시점을 네 가지로 분류해 필요한 보험료율을 언급했다.

우선 소득대체율을 50%로 고정한 후 2100년 이후에도 기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보험료율이 18.85%는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형표 장관이 보험료율 2배 인상을 주장하는 근거다. 여기에 기금이 2095년과 2088년 소진되는 것을 가정하면 보험료율은 각각 13.48%, 12.9%로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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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2060년 고갈된다고 해서 재정 추계를 그 시점에 맞출 필요는 없다"며 "미래세대 부담을 늘지 않고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복지부 주장에 대해 야당은 보험료율을 1.01% 포인트 올리면 4년 앞당겨진 기금 고갈 시점을 2060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부가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가령 국민연금에 매달 13만5000원을 납부하는 월평균 급여 300만원 근로자라면 월 1만5000원만 더 내면 고갈 시점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고갈 시점을 무한정 뒤로 미루면서 당장에 큰 부담이 생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 국민연금제도 기반이 흔들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기금이 2060년에 소진된 후 국민들이 부담하는 금액 역시 소득대체율과 무관하게 큰 폭으로 뛰게 된다"고 밝혔다.

미래세대에 부담 떠넘기기 공방

소득대체율 인상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도 의견이 엇갈린다. 복지부는 보험료율을 10.01%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50%로 고정하면 기금이 고갈되는 2060년부터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담이 당장 25.3%로 뛴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부담은 계속 커져 보험료율이 2075년 27.7%, 2083년에는 28.4%로 올라 미래세대 근로자들이 급여의 30% 가량을 연금 부담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은 현세대가 부담한 보험료를 적립해 미래세대가 가져다 쓰는 제도로 출산율이 떨어지고 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많아질수록 기금 고갈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2007년 국민연금 2차 개혁 때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고 보험료율을 9%로 고정했을 때 나온 기금 고갈 시점이 2060년이다.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는 기금 고갈 시점이다. 하지만 기금 고갈 시점은 기금 운용 상황,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야당은 복지부가 소득대체율 인상이 마치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호도한다고 보고 있다.

어차피 2060년이 되면 소득대체율이 40%로 유지된다고 해도 가입자 부담이 21.4%로 뛰고 2075년 22.5%, 2083년에는 22.9%가 돼 국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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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력을 고려할 때 GDP(국내총생산) 대비 연금 비용 수준이 높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2060년 한국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40%로 각종 연금에 지출되는 비용이 GDP 대비 9.2%로 추정되지만 유럽 국가들은 2010년을 기준으로 노인인구가 15%인데도 GDP 대비 10%를 지출한 점을 들어 오히려 노후 보장에 부족하다는 반론이다.

소득대체율 인상 월권?…"노후 빈곤 심각"

여야가 소득대체율 인상에 합의하면서 바로 불거져 나온 것이 월권 논란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하는 실무기구가 국민연금 대표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논의 구조에서 소득대체율 인상에 합의하는 것은 대표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소득대체율 인상은 공무원연금 논의 과정에서 공무원 단체와 야당이 지속해서 제기했던 문제로 일정 예견된 부분이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여야 합의 없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당이 공무원 단체와 야당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국민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며 제동을 걸은 것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노후 빈곤을 해소할 마지막 안전판이라는 점에서 현행 소득대체율은 너무 낮고 인상 결정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야당 측 견해다. 

2013년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인 48% 수준이다.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은 7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이 가입 기간 40년을 기준으로 설계된 반면 실제 근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국민들 노후 보장은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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