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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통제 가장 엄격한 나라는 중국?…바로 독일

[통신원코너]

(베를린=뉴스1) 황경신 통신원 | 2015-04-15 20:51 송고
독일에서 유튜브를 통해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케이크´ 뮤직비디오를 클릭한 후 접한 화면. GEMA에 의해 볼 수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뉴스1 황경신 통신원

많은 이들이 타국살이의 설움을 달래는 방법으로 고국 가요 감상을 꼽는다.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전 세계 노래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유독 독일에 사는 이민자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들 뜬 마음으로 노래 제목을 클릭해 보지만 정겨운 선율 대신 "현재 거주 국가에서 이 동영상을 볼 수 없습니다"라는 무서운 메시지가 막아서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비디오가 저작권 때문에 금지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든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독일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만 하다. 영상관련 웹사이트인 마이비디오(MyVideo)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1000번 이상 재생된 인기 비디오의 61.5%가 독일에서는 재생되지 않는다. 미국 0.9%, 스위스 1% 등에 비하면 무려 60배나 높은 어마어마한 수치다.

독일이 이렇게 '꽉 막힌' 유튜브를 갖게 된 것은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sellschaft für musikalische Aufführungs-und mechanische Vervielfältigungsrechte·GEMA) 때문이다. GEMA는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 공연되거나 온라인에 게재될 경우 수수료를 받아 저작권자인 아티스트나 작사·작곡가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한인이 많은 다른 나라에도 GEMA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저작권 협회들이 있지만 GEMA는 특히 엄격하다는 평을 듣는다.

유튜브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GEMA는 지난 2009년 유튜브가 독일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전체 광고수익의  저작권이 있는 영상이 재생될 때마다 0.6 유로 센트(약 7원) 사용료와 해당 영상에 첨부되는 광고 수익의 10.25%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유튜브 측은 "고정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광고업체도 아닌데 수익을 퍼센티지로 지불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GEMA는 단호했다. 저작권 있는 모든 영상의 유튜브 재생을 막았다. 때문에 2009년 이래 독일 유튜브는 쭉 반쪽 신세다. 최근 한국 가요 차트를 휩쓴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케이크' 뮤직비디오를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고자세를 취하고 있는 GEMA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유튜브 만이 아니다. 독일의 명물 중 하나인 클럽도 GEMA와 자주 신경전을 벌인다.

한 클럽에서 음악 파티가 열린다고 하면 GEMA는 즉시 주최측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의 리스트를 요구한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여지없이 벌금 통지서가 날아온다. 클럽 측이 "GEMA에 소속되지 않은 아티스트들만 무대에 선 파티"라 항변하면, GEMA는 사실여부 확인을 위해 모든 참석 아티스트의 신상 명세를 밝혀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자유분방하기로 이름난 독일 클러버들에게는 골치 아픈 일이다. GEMA가 클럽에서 음악을 틀 때마다 받는 수수료를 올리겠다 선언한 2013년에는 독일 곳곳에서 대규모의 반대 집회가 일어나기도 했다.

◇"아티스트의 권리" VS "과도한 통제"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을 통해 수익을 얻었다면 아티스트에게도 무조건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GEMA의 엄격한 입장에 독일 여론도 찬반이 나뉜다. 찬성론자들은 아티스트가 창작을 하는데 들인 노력이 있는 만큼 정당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신의 창작물이 불법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막고픈 아티스트로서는 GEMA의 관리가 고맙다.

반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과 해외 음반사 등은 물론 이런 정책에 비판적이다. 에드가 버거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에서 영상을 보는 것을 막는 GEMA의 정책 때문에 사라지는 이윤이 매년 1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프랭크 브레그먼 유니버설뮤직 이사도 "디지털 음반 시장에서 독일은 개발도상국"이라 폄하하기도 했다.

아티스트 중에도 반대파가 있다. 특히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무명 아티스트나 신예 아티스트의 경우가 많다. GEMA에 가입하려면 회원비를 내야하며 창작물을 온라인에 올릴 때도 따로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 게다가 창작물이 소비되는 만큼 로열티를 받는 구조이다 보니, 낮은 지명도의 아티스트로서는 굳이 GEMA에 소속되어야 하는 동기가 크지 않다.

반대파의 마지막 진영은 인터넷 상의 자유를 추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GEMA가 자연스레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공간들을 규제함으로써 독일 음악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믿는다. 2006년에는 이들을 대변하는 정당도 생겼다. 인터넷 상의 완전한 자유를 주장하는 '독일 해적당(Piratenpartei Deutschland)'이다. 해적당은 유튜브와 GEMA의 신경전이 절정에 달했던 2011년에는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8.9%를 득표해 제5 정당이 됐으며 2012년 지방선거에서도 홀슈타인 주에서 8.2%,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7.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양한 입장이 있어 어느 쪽이 옳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유튜브와 GEMA의 기나긴 협상이 마무리돼 유튜브에서 모든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되는 날 한인은 물론 모든 독일인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리라는 점이다.

황경신 베를린 통신원.© 뉴스1

예술가를 꿈꾸는 황경신 통신원은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유학 중이다. 기자 경력과 다큐멘터리 연출 경험을 토대로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일어나는 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생동감있게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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