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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반려동물 1000만 시대 '명암'

1인 가구 증가·인구 고령화로 동물 지위 격상…관련산업 성장
유기동물·번식장 등 외형적 팽창이 가져온 '부작용' 만만찮아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5-04-10 08:34 송고 | 2015-04-10 09:39 최종수정
서울 동대문구 동물사랑실천협회 답십리센터에 버려진 유기견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2015.2.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이미 1000만명 시대를 돌파했다.

10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18% 정도가 총 1000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구 5명중 1명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반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이들을 지칭한 '펫팸족(Pet+Family)'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란 개념은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1983년 10월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해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로 반려동물로 부르자"고 제안하면서 생겨났다.

이에 따라 개, 고양이, 새 등 애완동물과 승마용 말을 '반려동물'로 부르기 시작했고, 이후 해외에서 퍼져나가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젠 동물의 지위가 격상됐고, '반려'라는 단어에 걸맞게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문화와 함께 발전하는 산업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관련 업계의 성장도 이끌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지출하는 국내 가구당 월평균 비용은 사료·간식비 5만4793원, 용품구입비(장난감·가방 등) 3만5528원, 기타(동물병원비 등) 4만2611원 등 총 13만5632원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과 여신금융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물병원에서 사용된 카드 결제액은 278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2010년 동기(1421억5000만원)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지난 2010년 1조원을 넘어섰고 2013년 1조1400억원, 2014년 1조4300억원, 2015년 1조8000억원으로 분석했다. 특히 2020년에는 5조8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 확대에 비례해 용품 및 서비스 지출액 또한 함께 늘고 있다.

현재 전문 반려견 훈련소 및 유치원은 전국 3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및 경제수준이 높은 서울 강남 일대에만 20곳 넘는 유치원이 몰려 있다.

하루 맡기는 데 2만5000원~4만원, 한 달에 보통 40만~60만원이라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스쿨버스·스파 등 추가 서비스까지 신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국내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의 발전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는 바로 '개밥'의 변천사.

1990년대 초반까지 애견이란 개념마저 희박했던 당시에는 개에게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들을 걷어 먹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애견 붐이 크게 일면서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중심으로 수입 사료를 먹이기 시작한 게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반려견'으로 신분 상승한 애완견들을 위해 친환경·유기농 사료나 애견의 체질·특성에 맞춘 맞춤사료까지 등장했다.

애견·애묘들을 위한 미용서비스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털을 깎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문 미용실에서는 털을 예쁘게 다듬고, 꾸미며, 털에 영양을 주기 위해 각종 팩을 해주고, 마사지를 해주기에 이르렀다.

반려동물들을 위한 산업발전은 비단 사료나 미용뿐만 아니다.

상승한 신분에 걸 맞은 의료서비스도 제공 받는다.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내세운 대형 동물병원들은 경쟁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장치나 자기 공명 영상(MRI) 촬영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첨단 의료기기를 활용해 수술 시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극소화하는 동물병원까지 생겨났다.

이밖에 평생을 함께한 '동반자'이자 '가족'으로서 '장례'도 사람과 별 차이가 없게 됐다.

2000년대 초반 극소수가 이용하던 반려동물 화장 서비스는 일반화 단계를 넘어 납골당 서비스, 유골을 사리로 만들어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등으로 변천하고 있다.

◇외형적 팽창이 가져온 '부작용'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의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 외형적인 팽창이 가져온 가장 대표적인 폐해가 '유기동물' 문제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견된 유기동물은 개 6644마리, 고양이 2618마리, 기타 291마리 등 총 9553마리였다.

이 가운데 2171마리는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갔고, 2478마리는 새주인을 찾았다. 그러나 1320마리는 자연사했으며, 3062마리는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시 유기동물은 2009년 1만6911마리에서 2010년 1만8624마리, 2011년 1만5229마리, 2012년 1만3556마리, 2013년 1만1395마리로 매년 줄고 있지만, 한해 동안 거리로 내몰리는 반려동물이 1만마리 가량 된다.

서울의 경우 자치구별 동물보호센터(www.animal.go.kr)에서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보호한다.

구청은 7일 이상 보호 공고를 낸 뒤 주인에게 반환되지 못하는 유기동물을 다른 사람에게 분양하거나 안락사 처리한다.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 중 3분의 1 가까이 안락사 됐다.

또 자연사한 경우가 10분의 1일 정도인데, 이는 병들어서 버려졌거나 유기된 뒤 사고 등을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밖에 반려동물의 치솟는 인기는 또 다른 문제점도 낳고 있다. 바로 '번식장' 문제다.

반려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애완견 번식장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푸들, 시추, 몰티즈 등 인기견종 암캐 수십 마리가 사육되며 강아지를 '공장식'으로 생산한다.

태어난 강아지는 생후 30~40일쯤 경매장을 통해 애견숍이나 인터넷 분양업자에게 팔려 나간다. 열악한 분양 환경 탓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들은 바이러스성 장염이나 홍역 등에 걸려 죽는 경우가 일쑤다.

최근에는 반려묘 열풍을 타고 공장식 고양이 번식장도 등장해 애견 번식장에 이어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업계에서도 상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사회가 점점 더 성숙되어 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산업의 발전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의식수준이 좀더 높아져야 유기동물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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