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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비수술 트랜스젠더도 병역면제 취소 안 된다"

"병역의무 면제 위해 장기간 정신과 치료 받고 여성호르몬 주사 맞았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5-01-30 14:55 송고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성전환자)라고 해도 병역 면제 처분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트랜스젠더 A모(34)씨가 병무청을 상대로 낸 병역면제 취소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5년 신체등급 5급에 해당하는 성 주체성 장애 '고도 등급' 판정을 받은 뒤 병무청으로부터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병무청은 지난 2014년 A씨에 대한 병역 면제 처분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다. 비수술 성전환자로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A씨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투약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원은 A씨의 성적 정체성 혼란을 인정하면서 병역면제 처분 취소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여러 정신과 전문의가 'A씨가 성적 정체감의 혼란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의학적 판단을 내렸다"며 "성향·언행·직업·주변인과의 관계 등에 비춰 오랜기간 성 정체성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혼란을 느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별다른 불편감, 장애가 없으면서 병역의무 면제를 위해 상당 기간 동안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를 받아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병역의무를 면제 받기 위해 여성스러운 옷차림이나 화장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성형수술을 하고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 신체의 변화까지 꾀했다는 것은 경험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에 대해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들은 "병무청의 자의적인 병역 처분과 성소수자에 대한 병역기피 낙인찍기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또 "트랜스젠더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무분별한 표적수사를 일삼을 것이 아니라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징병검사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ability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