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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졸 5명중 1명, 고졸보다 임금 낮아"

고졸보다 못한 연봉받는 34세 이하 대졸 청년근로자 비중 1980년 3%에서 2011년 23%로

(세종=뉴스1) 민지형 기자 | 2014-10-21 11:37 송고 | 2014-10-21 11:55 최종수정
 
 

대학졸업자 하위 20%의 임금이 고졸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 5명 중 1명이 노동시장에서 대학졸업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2년제 대졸자는 절반이 고졸보다 임금이 낮았다. 대학 질적 수준을 높이고 부실대학 퇴출에 초첨을 맞춘 대학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KDI의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발간한 보고서 '한국은 인적자본 일등 국가인가?: 교육거품의 형성과 노동시장 분석'에 따르면 하위 20% 4년제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음(-)의 값을 보여 성별과 경력연수를 통제하고서도 고졸자 평균임금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4년제 대졸자 프리미엄의 증가는 상위 10%에서만 뚜렷이 관측되고 나머지 대졸자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2년제 대학의 경우 하위 50% 임금 프리미엄이 음의 값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교육투자의 확대가 인적자본 형성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질 낮은 대학으로의 진학이 크게 늘면서 대졸자 간 인적자본 축적 격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분석 결과 34세 이하 청년층 노동인구 중 고졸자 임금의 평균(혹은 중간값)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대졸자 비중은 1980년 약 3% 수준에서 2011년 23%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대학교육체계에 교육거품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질 낮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졸업 후 노동시장에서 대학교육에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늘어나는 교육투자와 대학진학이 소득분배 개선이나 인적자본 형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하위권 대학일수록 열악한 교육여건에서 낮은 질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보여준다. 상위 10% 대학 평균 순지출 규모는 961억원으로 다른 그룹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하위 10% 대학은 평균 마이너스(-)3억원으로 재정건선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하위권 대학일수록 교원당 학생 수가 많고 교원에 대한 연구지원도 낮았다. 전문대학의 경우 4년제 대학에 비해 순지출 규모는 -8억원으로 4년제 최하위 그룹보다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 양적팽창이 진행되면서 한국 교육투자가 실질적인 인적자본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이른바 '교육거품'이 꼈다는 말이다.

실제 대학이 많아지고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1990~2009년 기간 사교육비와 등록금 형태의 민간 교육 지출은 학생당 연간 114만8000원에서 510만6000원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대학진학 증가와 대학입학을 위한 사교육비는 급증해 교육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정리하면 대학이 늘고 대학입학이 하나의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사교육 등 교육비용을 많이 쓰고 대학을 가는 사람은 늘었다. 하지만 그들이 질 낮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가능성도 커져 노동시장에서 대졸 프리미엄은 오히려 격차가 심해지는 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대학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부실대학 퇴출에 초점을 맞춘 대학구조조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관련 법제도를 시급히 정비하고 해외 대학 교수 등이 참여하는 외부평가를 확산하는 등 대학평가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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