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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지하차도 숨은 80m 싱크홀 발견…"언제 무너질지 몰라"(종합)

"쉴드 공법 도입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원인인 듯"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2014-08-14 14:30 송고 | 2014-08-14 17:59 최종수정
석촌동 싱크홀 © News1 2014.08.14/뉴스1 © News1
석촌동 싱크홀 © News1 2014.08.14/뉴스1 © News1

최근 싱크홀이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서 또다시 길이 80m, 깊이 4.2m, 폭 5-8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전날 발견된 이 싱크홀은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보다 크다. 15톤 덤프트럭 140대(1대당 적재용량10㎥)에 실을 수 있는 흙의 부피와 비슷한 규모다.

도로 밑 1m 지점에 형성된 싱크홀로 지하차도 천장 일부가 주저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싱크홀 조사단장을 맡은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이날 석촌동 현장설명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들이 이번에 이 싱크홀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지하차도가) 무너졌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일었을 것"이라며 "현재 (지하차도 옆부분) 천장이 주저앉고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만 싱크홀 내부 안내를 맡은 서울시 관계자는 "안쪽에서 바라본 윗부분(차도)에는 균열이 없어 당장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안전 점검을 위해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지하차도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4.8.13/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안전 점검을 위해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지하차도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4.8.13/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지하차도 밑 싱크홀은 첫번째 싱크홀의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발견됐다.

서울시가 박 교수를 비롯해 총 11명의 전문가들로 꾸린 조사단의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두번째 싱크홀 역시 첫번째 싱크홀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9호선 3단계 공사 과정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9호선 공사일지에서 첫번째 싱크홀이 발생한 시기가 지하철 굴착 공사에 쓰이는 쉴드(Shield)라는 기계가 멈춰 있었던 시점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전에 이 기계가 멈춰졌던 부근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날 싱크홀이 발견된 석촌지하차도에서 첫번째 싱크홀과 유사한 동공(싱크홀)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싱크홀이 발생한 구간은 모래·자갈층과 같은 연약지반과 암반층을 한꺼번에 통과하는 곳이다. 이런 환경에서 터널을 굴착한 사례는 국내에선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박 교수는 "쉴드 (전문가)쪽에서는 연약층과 암반층이 혼재됐을 때를 가장 (공사하기) 위험한 환경으로 본다"며 "만약 쉴드가 멈춘 곳이 연약층이었다면 (쉴드가 멈춘 것과 싱크홀 발생과)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위험한' 구간에서 공사를 시행하는 시공사측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서울시도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공사가 2012년 10월부터 쉴드 공법의 위험성을 인지, 행동매뉴얼을 작성해 서울시 산하 동부도로사업소에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9호선 공사 중 쉴드 공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싱크홀이 발생한 석촌동 부근과 국회의사당 부근(1단계 구간) 등이다. 국회의사당 부근은 지난달 중순 싱크홀이 발생한 곳이다.

그러나 박 교수는 "국회의사당 싱크홀은 쉴드 공법과 관련이 없다"며 "국회의사당 앞 싱크홀은 노후 하수관로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석촌지하차도 석촌역에서부터 배명고 사거리 양방향 차로를 전면 통제했다.

쉴드(Shield) 공법은 기계화 터널 굴착 공법으로 원통형 강재(Shield)를 회전시켜 토사 및 암반을 자르고 굴진(굴 모양으로 땅을 수평으로 파들어 가는 것)하며 잘게 부순 토사와 파쇄암 덩어리를 외부로 반출하는 공사 방식이다.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규모는 길이 8m, 깊이 11m, 폭 2.5m다. 당초 이 싱크홀의 깊이는 5m 내외로 알려졌지만 조사단의 조사 결과 정확한 깊이는 11m였다. 




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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