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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 보상금' 사기친 60대 여성 중형

"1900~1930년 출생 누구나 배상 가능…허황된 거짓말"
법원 "일본에 배상청구 '원칙적 불가능' 전제 기소...잘못"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4-02-11 03:22 송고 | 2014-02-11 04:59 최종수정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희생자 보상금을 탈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유족 등 3만여명에게 수십억원 상당의 사기 행각을 벌인 6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천대엽)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모(67)씨에 대해 징역 7년6월을 선고했다.


다만 장씨와 함께 사기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장 양모(69)씨에 대해서는 도덕적·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형사적 책임을 입증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양씨의 아들 임모(44)씨에 대해서는 폭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1900~1930년에 출생한 사람의 유가족이라면 누구나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허황된 거짓말로 사회불신감을 초래했다"며 "동일한 범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자숙은 커녕 유족회 단체를 끌어들여 또 다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본을 상대로 피해배상 청구 자체를 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한 검찰의 기소내용은 잘못됐다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일제강점기시대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2004년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보상 청구소송에서 패소로 확정판결 받은 것에 비추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공소제기했다"며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한 것은 불법임이 명백하므로 배상청구권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헌법가치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권리규제에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유족회 등 단체가 배상청구권을 위해 나서는 것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적다고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2010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가족 중에 1900년에서 1930년 사이에 태어난 남자만 있으면 일본 정부를 상대로 1000만~2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변호사 선임료와 가입비 명목으로 1인당 9만원씩 3만여명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재판을 받고 있던 장씨는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족회 회장인 양씨와 아들 임씨를 끌어들여 사기 범행을 또다시 저질렀다.


재판부는 양씨와 임씨에 대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범행을 공모하고 가담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장씨의 사기 범행을 의심하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범행을 용인한데 대해 민사적·도덕적 책임을 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