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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두마리 중 한마리 죽는다<1>

대한민국에서 동물로 산다는 것 <中>-유기동물
유기동물 9만9254마리 중 4만7327마리 死…8.8%만 귀환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3-11-05 19:59 송고
편집자주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승화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동물권(動物權)에 대한 인식이 발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간과 짝이 돼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에게도 인권(人權)과도 같은 개념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뉴스1은 이같은 시대의 흐름속에서 '대한민국에서 동물로 산다는 것'이란 주제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183만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실에서 사라지고, 유기동물 10마리 중에 1마리만 집에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동물권'이 필요한 부분은 실험동물과 유기동물이다. 뉴스1은 '동물실험 윤리(上)'와 '유기동물 보호(中)' '동물권(下)' 등 세차례로 나누어 보도하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나라 동물권의 현주소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News1
버림받은 동물 둘 중 한마리는 죽고, 다시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동물은 열에 한마리도 안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집계한 '유기동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은 9만9254마리로 개가 5만9168마리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 3만9136마리, 기타 동물은 933마리였다.

버려진 동물 중 2만4315마리(24.5%)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동물보호소에서 머물다 보호기간이 지나 안락사됐다. 2만3012마리(23.2%)는 폐사(자연사)했다. 길에서 당한 사고나 얻은 질병, 집단 관리되는 보호소에서 전염병에 걸려 죽은 것이다.

인간이 길에 내버린 동물 중 절반은 이렇게 세상을 떠났다.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News1

새 식구를 찾은 유기동물은 2만7223마리(27.4%)였다. 새 주인을 만나 분양가는 유기동물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전체 유기동물 7만7877마리 중 1만9456마리만 분양에 성공했지만 2009년 2만211마리에서 2010년 2만5096마리, 2011년 2만5191마리로 꾸준히 늘고 있다. 품종이 있고 어린 동물에 대한 입양자의 선호는 여전하지만, 유기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률이 높아진 것이다.

길에서 발견된 동물 중 살던 집으로 돌아간 동물은 8734마리(8.8%)였다. 편의상 유기동물로 집계됐지만 주인이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유실동물'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이밖에도 기증이 1518마리(1.5%), 보호 중인 동물은 4900(4.9%)로 집계됐다. 버림받은 동물 중에는 품종과 성격, 크기 등을 고려해 장애인보호시설, 노인요양시설 등 동물이 필요한 시설로 보내진다.

유기동물로 분류했지만 지난해 길에서 자생하는 길고양이를 잡아 중성화 수술 뒤 다시 돌려보낸 '반환'은 9552마리(9.6%)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해 불임수술을 한 뒤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는 정부 통계상 2008년 1만3365마리에서 이듬해 1만5026마리, 2010년 1만5376마리까지 증가한 뒤, 2011년엔 1만2037마리, 지난해엔 1만마리 아래로 떨어졌다.

실제 지자체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늘고 있지만, 유기동물과 길고양이 사업을 나눠서 진행하는 지자체가 생기면서 이를 통합관리하는 정부 통계에 누락이 생기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길고양이 5882마리를 중성화해 돌려보냈지만 검역본부 통계에는 137마리로 잡혀있다.

유기동물은 최근 몇년간 10만마리 안팎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검역본부가 공식 조사를 처음 내놓은 2008년 7만7877마리에서 2009년 8만2658마리, 2010년 10만899마리로 늘었다가 2011년 9만6268마리로 다소 줄었다.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이 버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0월31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사설보호소. 현재 개 80여마리와 고양이 11마리를 개인이 보호하고 있다.© News1


한편, 정부 통계에 들어오지 않는 유기동물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드러난' 사설 보호소만 80~90개로 집계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소와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사설 보호소'라 불리지만 개인이 수십~수백마리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보호소로 가면 보호기간이 지나 안락사될 것을 우려해 하나둘 씩 거둔 동물이 늘어나 보호소란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민원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실태 파악이 불가능하다.

한해 10만 마리에 육박하는 정부 통계상 유기동물 외에도 최소 수만 마리가 버려져 길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chach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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