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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대통령, 나치 학살 프랑스 마을 찾아 속죄

1944. 6.10 오라두르 쉬르 글란 마을 642명 '대학살'
"우리가 한 일..절대 잊지 않겠다"

(오라두르 쉬르 글란 AFP=뉴스1) 이지예 기자 | 2013-09-05 03:09 송고 | 2013-09-05 03:12 최종수정
© AFP=News1

독일의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2차대전 때 나치 독일이 학살을 자행한 프랑스의 한 마을을 찾아 과거의 잘못을 사죄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중서부의 오라두르 쉬르 글란을 찾았다.

지난 1944년 6월 10일 나치군이 마을의 한 교회에 여성과 어린이들을 몰아넣은 뒤 독가스를 살포하고 불을 질러 642명이 처참하게 숨졌다.

사망자 가운대 205명은 어린이로 당시 참사는 프랑스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마을은 종전 이후 나치 점령기의 잔혹함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원형 그대로 유지됐다.
가우크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은 생존자인 로버트 헤브라스(88)씨를 동행해 참사가 자행된 교회를 방문했다. 당시 19세이던 헤브라스 씨는 총살당한 시신들 밑에 깔리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가족들을 잃었다.

교회에 들어선 세 사람은 나란히 손을 잡은 채 잠시동안 침묵을 지켰다.

가우크 대통령은 "피해자들을 만나 '내가 당신 곁에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며 "나는 73세로 전쟁 중에 태어났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숱하게 돌아봤다.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우리는 우리가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독일은 이제 희생자들의 뇌리에 박혀 그들을 괴롭히던 나라와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강조했다.

가우크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은 과거 독일군이 신원확인 명목으로 주민들을 소집한 마을광장도 둘러봤다.

가우크 대통령은 종전 이후 독일과의 화해를 모색한 프랑스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오라두르 쉬르 글란을 포함, 만행이 벌어진 다른 현장들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의 방문은 상징 그 이상"이라면서 "이는 과거와 현재의 학살자들이 업신여긴 원칙들을 온누리에서 항상 지키켜 나가겠다는 약속의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헤브라스 씨는 "오랜 세월을 증오와 복수심에 사로잡힌 채 살았다"며 가우크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마을을 방문했고 독일과 화해할 때"라고 말했다.

과거 인권활동가로 활약한 가우크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도 체코공화국 리디체 마을과 이탈리아 세인트 안나 디 스타지마 등 유럽 내 나치 학살지를 잇달아 방문했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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