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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나치수용소 방문...아베와 달라도 너무 달라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3-08-21 09:49 송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뮌헨 인근 다하우의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 AFP=뉴스1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을 이끄는 총리들이 서로 상반된 행보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도입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주변국의 우려와 빈축을 사고 있는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직 총리로써 처음으로 나치 강제수용소를 20일(현지시간) 방문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북서부 뮌헨에서 예정된 유세에 앞서 인근의 다하우 나치강제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했다.

독일 현직총리가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추모관에 헌화를 한 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동독 출신의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나치 독일과 나치즘의 부활을 추구하는 '네오나치즘'(neo-Nazism)에 더 용기있게 맞서 싸워야 한다며 "우리의 민주 유럽에서 그 같은 생각이 결코 자리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과거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며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미래를 잇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다하우 강제수용소 생존자 막스 만하이머(93)와 동행했다.

만하이머와 함께 이곳에 수용된 일가족 6명은 당시 전부 나치에 의해 희생됐다.

메르켈 총리가 방문한 다하우 수용소는 히틀러 집권기인 1933년 나치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를 가둔 곳이며 이후 유대인·동성애자·집시·전쟁포로 등을 잡아두는 데에 쓰였다.

나치 정권은 이곳에 약 20만명을 수용했고, 이 가운데 4만1000명 이상이 이곳에서 숨졌다.

나치 정권을 다하우에 최초로 강제 수용소를 건설했고 이 곳을 다른 지역 강제수용소의 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강제수용소 방문에 대해 다음달 22일 예정된 총선을 겨냥한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레나테 퀴나스트 녹색당 대표는 이날 독일 한 일간과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기간에 다하우 추모관을 방문한 것은 어색하고 이상한 조합"이라며 "만약 진지하게 추모하려 했다면 선거운동 기간에 방문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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