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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까지 손 뻗친 조폭 두목…"돈 되면 무엇이든 한다"

조폭 두목이 대포통장 알선…1명당 월 400만원씩 알선료 편취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2-12-03 06:30 송고
조직폭력배(조폭) 범죄가 진화 중이다. 그간 갈취형·이권 개입형 범죄를 통해 수익을 얻던 조폭들이 보이스피싱 등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능형 범죄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장례식장에 도열한 조직폭력배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2022.8.29/뉴스1
조직폭력배(조폭) 범죄가 진화 중이다. 그간 갈취형·이권 개입형 범죄를 통해 수익을 얻던 조폭들이 보이스피싱 등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능형 범죄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장례식장에 도열한 조직폭력배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2022.8.29/뉴스1

조직폭력배(조폭) 범죄가 진화 중이다. 그간 갈취형·이권 개입형 범죄를 통해 수익을 얻던 조폭들이 보이스피싱 등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능형 범죄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지난 1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해외 총책 및 국내 총책을 비롯해 대포통자 유통·알선을 도운 30명을 입건하고 이 중 20명을 기소(8명 구속·12명 불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이스피싱 조직 소탕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조폭 두목급까지 개입했다는 점이다.

부산 지역 조폭인 동방파의 두목 A씨(54)는 이번 보이스피싱 조직의 알선책으로 활동했다. A씨는 대포통장 제공자 1인당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받는 대가의 절반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약 1억7000만원을 편취해 구속 기소됐다.

A씨뿐만이 아니다. 부산 지역 최대 규모 조폭으로 알려진 칠성파의 행동대원인 B씨(41) 역시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 C씨(39)에게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대포폰 유심을 제공했다 입건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1일 오전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조직폭력배와 마약사범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범죄에 사용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2022.1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1일 오전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조직폭력배와 마약사범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범죄에 사용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2022.1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합수단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포통장에 대해 추적하는 가운데 경남 지역에서 통장을 양도한 사람이 확인됐고, 그 과정에서 조폭이 연루돼 알선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지역 상권을 갈취해 수익을 얻는 '갈취형'이나, 유흥업, 건설업, 부동산개발업 등에 진출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권을 얻는 '이권 개입형' 조폭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온라인 불법도박, 가상자산 범죄 및 보이스피싱 범죄까지 진출하는 등 지능화·기업화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지난 4월20일부터 7월29일까지 경찰청에서 조직폭력 범죄를 대상으로 100일간 특별 단속에서도 검거된 1630명 중 도박·보이스피싱 등 '기업형·지능형 범죄'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p) 증가한 35.1%(572명)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같은 지능형 범죄는 과거에는 별도로 분류되지 않을 정도로 조폭들의 범죄 유형 중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했으나,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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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삼 합수단장(55·사법연수원 31기)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 인적사항만 알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범죄"라며 "보이스피싱에 조직폭력배가 가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서울 양천경찰서에서도 조폭 출신 총책이 국내 조폭들을 동원해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들어 운영한 것을 밝혀내 42명을 검거하고 25명을 구속하는 일도 있었다.

한 일선 경찰서 강력팀 관계자는 "가상자산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조폭들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불법 토토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참여하는 등 조폭 범죄가 지능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은 변화에 따라 경찰에서도 해외 공조 수사 등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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