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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위기의 이란 대표팀, 국가 보이콧에 가족 위협·연기자 동원도

정권, 반정부 시위 지지 표한 대표팀에 고문 위협
국가 보이콧 하자 팬들 사이 연기자 동원 응원 분위기 조성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2022-11-29 14:10 송고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을 상대하고 있는 독일 수비수 틸로 케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선수와 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FIFA가 공동 제작한 알 리흘라는 아랍어로 '여정'이란 뜻이다. 2022.11.2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을 상대하고 있는 독일 수비수 틸로 케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선수와 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FIFA가 공동 제작한 알 리흘라는 아랍어로 '여정'이란 뜻이다. 2022.11.2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창이 가운데,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0일(한국시간) 미국과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란에선 반정부 시위가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선수들이 이에 동참할 경우 가족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AFP통신과 CNN 보도 등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B조 1차전이 끝난 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 당시 이란 선수들은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이란 선수들이 앞으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로든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 수십명이 차출돼 자국 선수들이 선수단 외부에서 활동하거나 외국인과 만나려는 시도 등 금지 사항을 어기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선수들은 지난 25일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때에는 국가를 따라불렀다.
이 소식통은 이란 당국이 잉글랜드와의 경기 전에는 선수들에게 승용차 등 선물을 약속했으나 선수들이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자 가족과 선수들을 협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란 반체제 시위를 지지했다가 기소돼 사형 위기에 처한 래퍼 투마즈 살레히(우측 사진)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2022. 11. 26.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란 반체제 시위를 지지했다가 기소돼 사형 위기에 처한 래퍼 투마즈 살레히(우측 사진)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2022. 11. 26.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아울러 이 소식통은 이란 정권이 웨일스와의 경기 때 팬들 사이에서 가짜 응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연기자 수백명을 투입했으며 미국과의 경기 때에는 연기자 투입 인원을 수천명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한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세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과 서방이 시위의 배후에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2-6으로 졌지만 25일 웨일스와의 경기를 2-0으로 이기면서 조 2위에 올라 있다.

이란 대표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미국을 상대로 2-1로 승리한 만큼, 이를 재현하고 16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이란과 미국의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는 오는 30일 오전 4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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